술 조금 마시라는 91세 노모 살해한 아들, 징역 14년 확정

대법원 청사. 연합뉴스

술을 적당히 마시라고 야단친 90대 모친을 폭행해 숨지게 한 아들에게 징역 14년이 확정됐다.

대법원 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존속살해 등 혐의로 기소된 A(56)씨에 대해 징역 14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1일 밝혔다.

A씨는 2020년 12월 어머니 B(당시 91세)씨 집에서 술을 마시다가, B씨가 ‘조금만 먹으라니까 자꾸 먹는다’며 꾸짖자 주먹으로 얼굴을 수십 차례 때려 살해한 혐의를 받았다.

그는 법정에서 “수해로 재산을 잃고 아내가 업무상 재해를 입었는데도 보상을 제대로 받지 못해 스트레스가 심했다”며 “어머니에게 꾸지람을 듣자 쌓였던 불만이 폭발해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밝혔다. 모친을 숨지게 할 의도는 없었다는 것이다.

1심은 그러나 “90세가 넘는 고령인 사람의 얼굴과 머리에 강한 충격을 가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은 경험칙상 알 수 있다”며 A씨에게 살인의 고의가 있었다고 보고 징역 14년을 선고했다. 2심도 ‘술에 취했다’는 A씨의 심신미약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1심 형량을 유지했다. 대법원도 원심 판단을 그대로 인정했다.

문재연 기자 munjae@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