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 찌꺼기가 피자로… 업사이클링 실천하는 오비맥주

입력
2022.02.13 15:00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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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박' 활용 식품 만드는 업사이클링 사업부터
수자원 관리·쌀 소비 촉진·포장재 리뉴얼도
맥주공장 3개, 태양광 에너지로 전력 교체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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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모든 기업에 환경(E), 사회(S), 지배구조(G)는 어느덧 피할 수 없는 필수 덕목이 됐습니다. 한국일보가 후원하는 대한민국 대표 클린리더스 클럽 기업들의 다양한 ESG 활동을 심도 있게 소개합니다.

오비맥주 배하준(가운데) 대표가 지난해 6월 서울 강남구 오비맥주 본사에서 개최한 '카스 맥주박 업사이클링 푸드 페스티벌'에서 직접 챙겨온 용기에 맥주박으로 만든 음식을 담고 있다. 오비맥주 제공

오비맥주 배하준(가운데) 대표가 지난해 6월 서울 강남구 오비맥주 본사에서 개최한 '카스 맥주박 업사이클링 푸드 페스티벌'에서 직접 챙겨온 용기에 맥주박으로 만든 음식을 담고 있다. 오비맥주 제공

지난해 6월 서울 강남구 오비맥주 본사에서 '카스 맥주박 업사이클링 푸드 페스티벌'이 열렸다. 피자, 라자냐, 치킨텐더, 에그타르트, 마들렌 등 각종 간식과 시원한 비어라테까지 등장했다. 모두 맥주 제조 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인 맥주박으로 만든 업사이클링 식품이다. 맥주용 보리와 기타 곡물로 이뤄진 맥주박은 단백질, 섬유질, 비타민, 무기질 함량이 높아 식품 재료로 활용이 가능하다. 재활용하면 매립 시 발생하는 탄소 배출도 줄일 수 있다.

이날 행사는 오비맥주가 '탄소 발자국'(상품을 생산하고 소비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의 총량)을 줄이는 친환경 사업을 소개하기 위해 푸드 전문 스타트업 리하베스트와 손잡고 개최했다. 행사에 참여한 오비맥주 사원 고민영씨는 일회용 용기 사용을 줄이기 위해 집에서 개인 용기를 직접 가져왔다. 고씨는 "카스를 만들고 남은 맥주박이 핫도그와 비어라테, 심지어 아이스크림으로 변신할 수 있다는 사실에 놀랐는데, 먹어 보니 맛도 좋았다"며 "개인 용기 사용으로 환경 보호에 일조했다는 보람도 느낄 수 있어 뜻깊은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맥주 생산부터 소비까지… 전 과정 친환경 사업에 활용

오비맥주와 푸드 전문 스타트업 리하베스트가 손잡고 개발한 '카스 맥주박 리너지바' 치즈맛 제품 이미지. 오비맥주 제공

오비맥주와 푸드 전문 스타트업 리하베스트가 손잡고 개발한 '카스 맥주박 리너지바' 치즈맛 제품 이미지. 오비맥주 제공

오비맥주는 맥주박뿐 아니라 물, 쌀 등 맥주 제조에 필요한 핵심 원료들과 관련된 다양한 친환경 사업을 추진 중이라고 13일 밝혔다. 맥주의 생산부터 포장, 운반, 소비까지 전 과정에 걸쳐 지속 가능한 친환경 경영을 실천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오비맥주는 2020년부터 리하베스트와 상생 협약을 맺고 맥주박을 활용한 다양한 식품을 공동 개발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맥주박으로 만든 에너지바의 일종 '맥주박 리너지바'를 소비자에 직접 선보였다.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와디즈에 제품을 펀딩한 후 좋은 반응을 얻어 업사이클링 식품 사업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지난해 임직원을 대상으로 진행한 맥주박 업사이클링 푸드 페스티벌은 향후 일반 소비자를 위한 행사로 확대할 계획이다.

맥주 제조에 필수 원료인 물의 소중함을 알리는 캠페인도 매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세계 물의 날'(3월 22일)을 맞아 전 국민을 대상으로 '물과 사람 일러스트' 공모전을 열었고 당선작을 서울 강남구 코엑스 아쿠아리움에 전시했다.

청주와 이천, 광주까지 3개 공장에서는 공장 인근 하천 정화 활동, 물 절약 실천을 위한 환경 표어 공모대회, 물의 날 교육 등의 활동을 펼쳐 소비자의 참여를 이끌어냈다. 쌀 소비를 촉진하고 농가의 경쟁력 증진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해 10월에는 '대한민국 쌀리는 쌀맛난다 챌린지'를 진행하기도 했다.

태양광 에너지 사용해 '맥주 생산'… 이산화탄소 절감

지난해 12월 오비맥주가 청주 맥주공장에 마련한 '스마트쉼터' 1호 준공기념식. 스마트쉼터는 태양광 패널이 설치된 친환경 휴식공간이다. 오비맥주 제공

지난해 12월 오비맥주가 청주 맥주공장에 마련한 '스마트쉼터' 1호 준공기념식. 스마트쉼터는 태양광 패널이 설치된 친환경 휴식공간이다. 오비맥주 제공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장기적 투자에도 나섰다. 현재 기업에서 사용하는 전력의 100%를 신재생에너지로 바꾸는 글로벌 캠페인 'RE100'에 참여해 맥주 공장의 전력을 태양광 에너지로 대체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오비맥주는 지난해 8월 이천 공장에서 태양광 발전 착공식을 열었고, 광주와 청주 공장에도 순차적으로 태양광 발전 설비를 구축하고 있다. 3개 공장에 태양광 발전 설비가 모두 구축되면 연간 약 12기가와트아워(GWh)의 태양광 전력을 맥주 생산에 사용할 수 있다. 맥주 생산에 필요한 전력을 모두 태양광 에너지로 대체하면 연간 이산화탄소 발생량 약 5,621톤을 감축할 수 있다는 게 오비맥주의 계산이다.

공장 직원들의 업무·휴식 공간 역시 태양광 패널이 설치된 '스마트 쉼터'로 교체 중이다. 지난해 12월 스마트 쉼터 1호를 조성한 청주 공장을 시작으로 다른 공장들에도 스마트 쉼터를 마련할 계획이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스마트 쉼터는 친환경 경영뿐 아니라 근로자의 근무환경을 개선하고 상생을 실천하는 ESG 경영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카스 포장재, 100% 재생용지로

오비맥주가 2020년 주류업계 최초로 선보인 '100% 재생용지' 패키지. 오비맥주 제공

오비맥주가 2020년 주류업계 최초로 선보인 '100% 재생용지' 패키지. 오비맥주 제공

맥주를 포장하는 포장재도 점점 진화하고 있다. 오비맥주는 재활용 확대를 위해 2020년 카스 500mL 용량 병맥주의 포장 상자를 100% 재활용 가능한 재생용지로 리뉴얼했다. 카스 캔맥주(355mL·500mL)를 포장하는 플라스틱 필름은 한층 가볍게 제작했다. 플라스틱 필름 두께를 대폭 축소해 2020년에만 필름 사용량을 96톤 줄였다.

여기에 올바른 캔 분리배출법을 알리기 위해 2020년 소비자를 대상으로 '캔크러시 챌린지'를 진행하는 등 맥주캔 재활용률을 높이는 활동도 이어가고 있다.

오비맥주는 기후변화 대응과 재활용 포장재 사용, 스마트 농업, 수자원 관리를 4대 과제로 설정하고 매년 진행 상황을 자체 평가하고 있다. 관련 사업을 꾸준히 지속해 맥주 생산부터 소비에 이르는 과정에서 탄소 배출량을 2025년까지 25% 감축하는 게 목표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올해부터 '우리는 더 크게 환호할 미래를 위해 큰 꿈을 꿉니다'라는 슬로건을 토대로 지역사회와 함께 지속 가능한 미래를 만들기 위해 더욱 노력할 방침"이라며 "주류업계의 대표적인 ESG 기업으로서 더 고도화되고 실효성 있는 활동을 추진하겠다"라고 밝혔다.

이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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