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지 여제' 가이젠베르거의 독주냐, 새 스타 탄생이냐

입력
2022.01.27 14:39
수정
2022.01.27 15:23

독일의 나탈리 가이젠베르거가 9일 라트리바의 시굴다에서 열린 루지월드컵 여자 싱글런에서 질주하고 있다. 시굴다=EPA 연합뉴스

독일의 나탈리 가이젠베르거가 9일 라트리바의 시굴다에서 열린 루지월드컵 여자 싱글런에서 질주하고 있다. 시굴다=EPA 연합뉴스

독일의 ‘루지 여제’ 나탈리 가이젠베르거(34)가 여자 루지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3연패에 도전한다. 하지만 신예들의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같은 팀 동료 율리아 타우비츠(24ㆍ독일)와 오스트리아의 마들렌 에글(24)이 여제의 질주에 당찬 도전장을 내밀었다.

가이젠베르거는 내달 중국 옌칭 국립슬라이딩 센터에서 열리는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루지 여자 싱글런에 참가한다. 3일 여자 싱글 연습런을 시작으로 분위기를 달군 뒤 7일부터 본격적인 경기에 나선다.

가이젠베르거는 여자 루지의 살아있는 전설이다. 유망주였던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처음 동메달을 따면서 이름을 알렸다. 2014 소치올림픽과 2018 평창올림픽에서 여자 싱글과 팀 계주까지 모두 석권하며 2회 연속 2관왕에 올랐다. 이번 베이징 대회에서 금메달을 추가하면 여자 루지 사상 처음으로 3개 대회 연속 금메달을 목에 건다. 아울러 동계올림픽 이 종목 최다 메달(6개)도 수집한다.

세계선수권대회로 범위를 넓혀도 메달리스트 명단엔 가이젠베르거의 이름이 가득하다. 2008년 오버호프 대회 은메달을 시작으로 2009년 레이크플래시드(단체전 금ㆍ1인승 은), 2013년 휘슬러(단체전 금ㆍ1인승 금), 2015년 시굴다(단체전 금ㆍ1인승 금), 2016년 쾨니히스제(단체전 금ㆍ1인승 1금) 등 압도적인 성적을 냈다.

오스트리아의 루지 신예 마들렌 에글이 16일 독일 오버호프에서 열린 루지월드컵에서 결승선을 통과하고 있다. 오버호프=AP 연합뉴스.

오스트리아의 루지 신예 마들렌 에글이 16일 독일 오버호프에서 열린 루지월드컵에서 결승선을 통과하고 있다. 오버호프=AP 연합뉴스.

하지만 최근 가이젠베르거의 독주에 작은 균열이 생겼다. 팀 동료 타우비츠와 오스트리아의 에글에 월드컵 랭킹 1, 2위를 내주며 3위로 처진 것이다. 여기에 팀 막내 안나 베어라이터(23)도 랭킹 4위로 무섭게 추격하고 있다. 2021~22 월드컵 독일 대회에서도 타우비츠와 에글에 이어 3위에 그쳤고 라트리바대회에서는 4위, 러시아 소치 대회에서는 6위까지 떨어졌다.

그럼에도 가이젠베르거는 여전히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가장 유력한 금메달 후보다. 가장 최근 대회인 지난 23일 스위스 생모리츠에서 열렸던 유럽선수권대회에서도 가이젠베르거는 여자 싱글런에서 1위를 차지하며 금메달 전망을 밝혔다. 특히 에글과 타우비츠 등 경쟁자들을 모두 제치고 거둔 성적이어서 더욱 의미가 있었다. 베이징동계올림픽위원회는 가이젠베르거를 소개하는 홈페이지 기사에서 “올림픽 루지의 역사는 독일 선수들의 성과다. 독일은 올림픽에서 37개의 메달을 땄고 그중 18개가 금메달”이라며 “독일이 이런 성적을 낼 수 있었던 건 역대 최고의 루지 선수인 가이젠베르거의 등장 때문”이라고 밝혔다. 올해 만 34세인 가이젠베르거는 여자 싱글런 참가자 35명 가운데 라루카 스트라마투라루(37ㆍ루마니아) 다음으로 나이가 많다.

독일의 루지 신예 안나 베어라이터. AP 연합뉴스.

독일의 루지 신예 안나 베어라이터. AP 연합뉴스.

한편 썰매 종목 중 가장 빨라 1,000분의 1초에 희비가 엇갈리는 루지(평균 시속 120~145㎞)는 이번 동계올림픽에서 남자ㆍ여자 싱글런(1인승), 남자 더블런(2인승), 팀 계주 등 4개 종목이 진행된다. 한국은 여자 1인승에서 평창올림픽 때 태극마크를 달았던 귀화 선수 에일린 프리쉐(29)가 다시 출전한다. 독일 출신인 프리쉐는 이번 시즌 월드컵 랭킹 32위에 올라 있다. 평창올림픽에선 8위로 한국 루지 사상 최고 성적을 거뒀다.

강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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