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억 들여 수도권 전철 깔리는데… 연천 주민들 왜 뿔났나

입력
2022.01.25 04:00
기존 계획엔 용산∼연천 직결 운행
최근 소요산~연천 셔틀 방식 검토 논란

24일 경기 연천시내 곳곳에 경원선 전철 연천 연장사업의 셔틀 운행에 반대하는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 이종구 기자

경기 연천군이 올해 말 '수도권 광역전철 시대'를 연다. 수도권에 속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더뎠던 지역 발전에 '엔진'을 달게 되는 셈이다. 그러나 지역 민심은 싸늘하기만 하다.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24일 연천군 등에 따르면 한국철도공사는 사업비 5,299억 원을 들여 경원선 동두천 소요산까지 운행하는 전철을 연천까지 20.9㎞를 연장하는 복선 전철 공사를 벌이고 있다. 기존 낙후된 경원선 철도 개량을 위해 기존 선로는 폐선한다. 철로는 단선으로 공사 중이나, 향후 복선화에 대비해 복선으로 구축하고 있다.

2009년 첫 삽을 뜬 지 13년 만인 올해 말 개통을 앞두고 있지만, 지역에선 기대보다 실망과 우려가 큰 상황이다. 공사가 당초 계획된 서울 용산∼연천 직결이 아닌 소요산~연천 연결에, 1편성 크기가 10량에서 6량으로 줄어들고 운행 방식도 '셔틀 운행'으로 검토되고 있기 때문이다.

24일 경기 연천군청 인근에서 경원선 전철 연천 연장사업 공사가 한창이다. 연천 연장사업은 동두천역∼연천역 20.9㎞를 단선으로 연결하는 것으로 오는 12월 개통 예정이다. 이종구 기자

주민들은 반발하고 있다. 기존 철도와 마찬가지로 연천에서 열차를 타고 소요산으로 가서 다시 의정부나 서울행 열차로 갈아타야 해 불편하다는 것이다. 윤종영 ‘연천군 발전 비상대책위원회’ 사무총장은 “셔틀 방식은 무늬만 전철일 뿐, 운행 횟수도 적고 환승까지 하던 기존 철도와 비교해 나아지는 게 없다”고 지적했다.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주부터 ‘셔틀 운행 반대’ 서명운동에 돌입했다.

연천군과 군의회도 목소리를 내고 있다. 연천군은 철도공사 측에 “국토균형발전이라는 사업 취지와 당초 계획에 맞게 용산~연천으로 직결 운행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연천군의회는 ‘전철 연천 구간 셔틀 운행 반대 결의문’을 냈다. 군의회 결의문에서 “한국철도공사가 기본계획과 실시계획을 무시하고 경제성 논리만 앞세우며 주민의 동의 없이 셔틀 전철의 개념으로 운행계획을 추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경원선 노선도. 연천군 제공

국토교통부의 경원선 전철 연천 연장사업 실시계획(2014년)에 따르면 연천 연장사업은 차량 10량 1편성에 최고 시속 200㎞로, 용산∼연천을 하루 왕복 88회 운행하는 것으로 계획돼 있다.

철도공사 측은 아직 확정된 게 없다는 입장이다. 공사 관계자는 “당초 실시계획 기준의 횟수 운행은 어려운 상황”이라면서도 “연천 연장 구간의 열차 운행방식은 예측 수요, 통행 패턴, 고객 편의 등을 고려해 10량 편성 직결 운행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종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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