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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재해법 성공하려면? "법 규정 명확히, 안전 인프라도 구축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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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7일부터 시행되는 중대재해처벌법이 성공적으로 연착륙하려면 무엇보다 모호한 법 규정을 명확히 하고, 산업안전 분야 전문인력과 행정 인프라도 함께 육성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노동계 측 인사인 김광일 한국노총 산업안전보건본부장은 24일 “경영책임자 규정이 모호한 것은 중대재해법 도입을 반기는 노조 측에서도 인정하는 부분”이라며 “향후 처벌 주체를 상법상 대표이사로 단순화하는 보완 입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기업을 대표하는 임우택 한국경영자총협회 안전보건본부장도 “사고 예방을 위해 형사처벌을 꺼냈는데 그 근거 법률에 체계성이 없다”며 “결국 법 적용을 놓고 소송전이 빈발할 수밖에 없어 이런 불확실성 해소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법 제정만으로는 채울 수 없는 안전 인프라 구축도 시급한 과제로 꼽힌다. 우선 중대재해법 시행으로 산업안전 분야 전문인력 수요가 급증할 전망이어서, 관련 인력 양성 대책이 조속히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여기에 대기업보다 여건이 열악한 중소기업은 아예 관련 인력을 구할 수 없는 부익부 빈익빈 현상도 우려돼 적절한 지원대책도 필요하다. 권승길 대한산업안전협회 안전지원본부장은 “중소기업 현장에서 안전업무를 담당하던 인력이 최근 대기업 경력직으로 이동하는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대학의 산업안전 관련 학과가 많이 사라졌는데 앞으로는 전문인력 양성 기관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대재해법의 원활한 적용을 도울 행정 인프라도 크게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광일 본부장은 “현장의 안전을 위한 사업에서는 산업안전보건공단과 고용노동부가 협업해야 하는데 여전히 관계 정립이 안 돼 있고, 순환보직제인 정부 관료들도 안전에 대한 전문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현실을 보완하려면 새 정부에서 산업안전보건청 신설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안전에 대한 국민적인 의식 개선 노력도 중요하다. 이준원 숭실대 안전보건융합공학과 교수는 “초등학교 때 배우는 안전문화는 교통안전 정도인데 이제는 산업안전 문화까지 넓힐 수 있어야 한다”며 “정부와 고용부, 산업안전보건공단이 나서 산업안전 문화 정착을 위한 제도적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법 적용이 2년간 유예된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산업재해 예방사업에 정부 지원이 크게 늘어야 할 필요성도 있다. 산업재해의 대부분이 발생하는 50인 미만 중소기업이 스스로 산업안전 체계를 구축하는 데는 한계가 있어서다.
임우택 본부장은 “현재 100억 원에 불과한 정부의 산업안전 예방사업 예산을 노사정 합의에 따라 2,000억 원까지 늘리기로 했지만 지켜지지 않고 있다”며 “우선 이것부터 실행에 옮겨야 하다”고 말했다.
김광일 본부장은 “5인 미만 사업장은 아예 법 적용에서 배제되면서 여기선 사람이 죽어도 괜찮다는 죽음의 차별화가 발생했다”며 “법의 사각지대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안전 투자가 절실하다"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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