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한미연합사령관, “北 선제타격 대비 작업 했었다”

입력
2022.01.22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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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티스 스캐퍼로티 전 한미연합사령관. 한국일보 자료사진

커티스 스캐퍼로티 전 한미연합사령관. 한국일보 자료사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핵실험ㆍ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모라토리엄(유예) 철회’ 가능성을 내비친 가운데 과거 북한을 선제타격하기 위한 준비를 진행했었다는 전 한미연합사령관의 발언이 공개됐다.

21일(현지시간) 한미연구소(ICAS)에 따르면 커티스 스캐퍼로티 전 한미연합사령관은 지난 13일 열린 연구소 주최 대담에서 북한의 미사일 공격에 대한 억지와 선제공격 사이의 균형점에 대한 질문에 "우리는 한국과 함께 선제공격에 필요한 정보와 군사력 양 측면에서 작업을 진행했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핵 위기가 고조된 2013년부터 2016년까지 한미연합사령관으로 근무했다. 그는 한미양국이 북한 선제타격을 준비했던 시기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그의 재임 기간 중 대비를 진행한 것으로 해석돼 파장이 예상된다. 그러면서 그는 이같은 준비가 북한의 도발에 지속적인 억지력을 확보하는데 꼭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스캐퍼로티 전 한미연합사령관은 "(선제타격 역량을) 반드시 진전시켜야 한다는 긴급한 의식으로 이를 진전시킨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이런 작업을 멈춰서는 안 된다며 "우리는 할 수 있는 한 많이 해야 한다. 우리 역량 모두를 사용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다층적이고 진전된 방위를 구축해야 한다"고 그는 거듭 주문했다.

하지만 그의 이같은 발언은 실제 선제타격을 실행하려 했던 의미는 아니란 해석이 이 나온다. 동아시아 전문 언론인인 도널드 커크는 미국 정치전문매체 더힐에 기고한 글에서 "이 발언은 한미 양국이 북한의 미사일과 핵 시설을 공격하기 위해 정확히 어느 지점을 어떻게 타격해야 하는가를 포함해 선제공격에 어느 정도의 정보량을 필요로 하는지에 대해 연구를 진행했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이어 그는 "이 사실이 한미가 북한을 선제공격하려 했다는 것은 아니다"라며 "다만 그들이 심각한 비상 대책을 세우고 있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에 대한 선제 타격은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정책 기조와도 선제 공격을 부합하지 않는다면서 "사령관들이 선제 공격을 포함한 비상 대책을 세우게 할 수 있지만, 정치권이 여기에 당장 흥미를 보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청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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