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김정일 생일 띄우기 나선 北… ICBM 도발 예고편?

입력
2022.01.21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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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고체연료 ICBM 가능성"

북한이 지난달 17일 김정일 국방위원장 10주기를 맞아 김 위원장 시신이 안치된 평양 금수산태양궁전 광장에서 중앙추모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조선중앙TV 캡처 연합뉴스

북한이 지난달 17일 김정일 국방위원장 10주기를 맞아 김 위원장 시신이 안치된 평양 금수산태양궁전 광장에서 중앙추모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조선중앙TV 캡처 연합뉴스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를 중단하겠다는 유예 선언(모라토리엄)을 번복한 북한이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생일 띄우기에 나섰다. 올해가 마침 북한이 중시하는 정주년(5ㆍ10년 단위로 꺾어지는 해)이라 각별히 챙기는 의미가 크지만, 최대 명절을 기념해 고강도 군사 도발을 예고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북한 노동신문은 19일 열린 제8기 제6차 노동당 정치국 회의에서 “김일성 동지 탄생 110돌과 김정일 동지 탄생 80돌을 성대히 경축할 데 대한 결정서가 채택됐다”고 21일 보도했다. 태양절로 불리는 김 주석의 생일(4월 15일)과 광명성절로 명명된 김 국방위원장의 생일(2월 16일)을 원래도 성대하게 축하했지만, 올해는 더 특별히 기념하겠다는 의미다. 신문은 “승리와 영광의 대축전으로 성대히 경축함으로써 김일성 민족, 김정일 조선의 존엄과 위용을 남김 없이 떨쳐야 한다” 등 각종 의미를 부여했다.

이번 결정서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직접 주재해 “신뢰 구축 조치들을 전면 재고하고 잠정 중지했던 모든 활동들을 재가동하기로 했다”며 모라토리엄 파기를 시사한 회의에서 같이 나왔다. 우리 군 당국이 두 기념일을 전후로 북한이 ‘레드라인’(금지선)을 넘을 가능성에 주목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유력 도발 수단으로는 북한이 2020년 10월 노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에서 공개한 신형 ICBM인 화성-17형이 첫손에 꼽힌다. 화성-17형은 북한이 2017년 11월 29일 핵무력 완성을 선언하며 발사한 화성-15형(사거리 약 1만2,000㎞)보다 2,000~3,000㎞가량 비행거리가 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미 본토 전역이 사정권이다. 국가정보원도 이날 국회 정보위원회 보고에서 “북한이 준비하고 있는 대규모 열병식에서 고체연료를 탑재한 ICBM 등장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 밖에 이달 5, 11일 쏘아 올린 극초음속 미사일이나 지난해 10월 발사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의 업그레이드 버전을 선보일 수도 있다.

일단 열병식 개최 준비는 확인됐다. 한미 정보당국은 평양 인근 미림비행장 주변에서 다수의 병력과 장비가 움직이는 등 예행연습 동향을 포착했다. 미림비행장은 북한 열병식의 단골 무대다. 군 관계자는 “김정일 위원장 생일을 기념하는 준비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승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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