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이핵관이 탈당 압박" 폭탄발언에... "불심 떠날라" 與 전전긍긍

입력
2022.01.19 21:30
"봉이 김선달" 발언으로 불교계 반발
대선 앞두고 108배 등 불심 잡기 주력
정청래 돌발발언에 黨 노력 물거품 우려
이재명 "아는 게 없어 드릴 말씀 없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 연합뉴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8일 밤 페이스북에 "이핵관(이재명 대선후보 측 핵심 관계자)이 지속적으로 탈당 압력을 넣었다"는 취지의 글을 올려 당내 파장이 일고 있다. 지난해 정 의원의 '봉이 김선달' 발언 이후 불심 달래기에 주력해온 민주당으로선 그간 노력이 '도로아미타불'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전전긍긍하고 있다. 대선을 앞두고 초접전을 벌이는 상황에서 국민의힘 내홍 과정에서 불거진 '윤핵관(윤석열 대선후보 측 핵심 관계자)'이라는 부정적인 표현이 당내에서 제기됐다는 사실도 민주당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성난 불심' 달래려 108배 나선 민주당 의원들

정 의원은 지난해 10월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문화재청 국정감사에서 사찰의 문화재 관람료 징수 관행을 '통행세'라며 문제 삼았다. 불교계를 '봉이 김선달'에 빗대 사찰에서 멀리 떨어진 산 입구부터 관람료를 징수하는 것은 사찰 방문 의사가 없는 이들에 대한 부당한 처사라고 지적했다. 이에 조계종 등 불교계가 들고 일어났다. 사찰과 종단이 소유한 문화재와 주변 사찰림 관리를 위해 문화재보호법에 따라 관람료를 적법 징수하는 행위를 매도했다는 이유였다.

대선을 앞두고 종교계 표심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민주당 지도부와 정 의원은 불심 달래기에 나섰다. 정 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불교계에 대한 사과 글을 올렸고, 이 후보와 송영길 대표도 공개적으로 사과했다. 이 후보 후원회장인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 윤호중 원내대표, 김영진 사무총장 등 민주당 의원 30여 명이 17일 서울 조계사를 찾아 참회의 의미로 108배를 올린 것도 성난 불심을 되돌리기 위해서였다. 조계종은 여전히 민주당에 정 의원 출당을 요구하며 사과를 수용하지 않고 있다.

정세균(앞줄 왼쪽에서 두 번째) 전 국무총리와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 등 민주당 인사들이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사를 방문해 대웅전에서 108배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정청래 '이핵관' 주장에 "너무 나갔다"

그러나 정 의원이 다음 날 밤 '이핵관이 찾아왔다'는 제목의 글을 페이스북에 올리면서 일이 더욱 꼬여가고 있다. 정 의원은 "(이핵관이) 이재명 후보의 뜻이라며 불교계가 심상치 않으니 자진 탈당하는 게 어떠냐고 (물었다)"면서 "'내 사전에 탈당과 이혼이 없다'고 단호하게 거절하고 돌려보냈다"고 썼다. 또 "여러 달 동안 당 내에서 지속적으로 괴롭힌다"며 "당이 저를 버려도 저는 당을 버리지 않겠다"며 탈당할 뜻이 없다는 것을 거듭 강조했다.

정 의원와 불교계와의 갈등을 바라보는 당내 시선은 엇갈린다. 다만 정 의원의 돌발 발언에 대해선 "너무 나갔다" "내부총질" 등의 반응이 많다. 특히 윤 후보 주변에서 호가호위하는 인사들을 지적하는 '윤핵관'이라는 표현을 '이핵관'으로 차용한 것에 뒷말이 나온다. 선대위 관계자는 "민주당은 '윤핵관'을 반면교사로 삼아 비슷한 일이 생기지 않도록 이 후보와 측근들이 각별히 노력했다"며 "정 의원이 이러한 노력을 한순간에 깎아내린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날 취재진으로부터 정 의원의 폭로에 대해 질문을 받자 "정 의원에게 누가 무슨 말을 했는지 아는 게 없어서 말씀 드리기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불교계와 가까운 한 민주당 의원은 "108배로 사태가 수습되는 듯했는데 다시 분위기가 나빠지는 것 같다"고 우려했다. 정 의원은 이핵관이 누구를 지칭했는지 등을 묻는 본보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이성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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