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난민전문통역 인증제 시행… 30개 언어 160명 위촉

입력
2022.01.19 11:50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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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외대 10주 교육 후 인증시험 거쳐 선정
19일 난민전문통역인 대표 4명 위촉식 열어
"난민신청자 간절한 마음 헤아려 통역하고파"

유럽을 통해 한국에 들어온 시리아 난민 가족이 2015년 인천국제공항 출입국심사대 부근에서 법무부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홍인기기자

유럽을 통해 한국에 들어온 시리아 난민 가족이 2015년 인천국제공항 출입국심사대 부근에서 법무부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홍인기기자

이달부터 난민 면접 과정에 '난민전문통역인 인증제'에 따른 전문통역인이 투입된다. 난민전문통역인은 난민면접 통역품질을 향상하고 전문성을 제고하기 위해 외부기관 교육 및 평가를 거친 통역인에 한해 인증·위촉된다.

법무부는 19일 지난해 6월부터 한국외대와 협업해 인증작업을 추진, 30개 언어에 대해 160명의 통역인을 최종 인증했다고 밝혔다. 총 379명이 인증에 참여했으나 교육 후 인증시험을 실시해 160명이 통과했다.

한국외대는 사전 선별시험을 거쳐 통역능력을 상·중·하로 구분, 지난해 7월부터 9월까지 10주간 매주 1회 6시간씩 비대면 온라인 방식으로 맞춤형 교육을 진행했다. 교육자료는 '난민통역 안내서'로 제작해 향후 난민통역인 보수교육 등에 활용할 예정이다.

이번에 인증 받은 통역인을 언어별로 분류하면, 중국어가 34명으로 가장 많았고, 영어 29명, 러시아어 18명, 아랍어 9명 등이다. 그밖에 몽골어, 벵골어, 스와힐리어, 미얀마어, 친어, 캄보디아어 등도 포함됐다.

법무부는 난민전문통역인 대표 4명을 대상으로 이날 위촉식을 개최했다. 유학생으로 12년째 한국에 살며 영주권을 취득한 네팔어 통역인 A씨는 "박해를 피해 보호받고자 하는 난민신청자의 간절한 마음까지 헤아려 통역하고 싶다"고 말했다.

정부초청 장학생으로 9년 전 한국으로 건너와 국내 전기전자 기업에서 연구원으로 일하는 포르투갈어 통역인 B씨도 "공정하고 전문적인 자세로 활동해 난민심사의 투명성 제고에 기여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법무부 관계자는 "통역인 인증시험은 시험 뿐 아니라 통역교육까지 통합적으로 구성돼, 향후 난민면접에서 정확한 소통과 권익보호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2017년 난민면접 부실사건으로 통역 신뢰도 문제가 불거지자, 법무부는 이듬해 난민면접 과정에서 녹음·녹화를 의무화했다. 또한 △통역인 자격검증·품질관리 연구용역 △난민통역인 통역윤리 및 기술 보수교육 △통·번역대학원 교수 등 외부전문가를 통한 난민면접 통역품질 평가 등 개선 노력을 해왔다.

법무부는 아울러 난민전문가 전문임기제 공무원을 채용해 연간 50시간 이상 교육을 이수하도록 하고, 난민전담공무원 직무교육에 유엔난민기구(UNHCR)의 외부전문가를 강사로 참여시켰다. 난민전담공무원에 대한 교육실시를 명문화하는 난민법 개정도 추진하고 있다.

이유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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