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이 되는 운세

입력
2022.01.19 19:00
25면

편집자주

‘네 살 차이는 궁합도 안 본다’는 말은 사주팔자에서 연유됐다. 생활 속에서 무심코 사용하는 말과 행동, 관습들을 명리학 관점에서 재미있게 풀어본다.

대구경북 신년교례회 참석한 대선후보들. 왼쪽부터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오대근 기자

대구경북 신년교례회 참석한 대선후보들. 왼쪽부터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오대근 기자

대통령이 되려면 어떤 운(運)이 필요할까.

태어난 연월일시(年月日時)의 사주(四柱)로 운명을 예측하는 명리학(命理學)에서 해가 바뀌는 시점은 입춘(立春, 2월 4일)이 기준이다. 투표일이 3월 9일이니 임인년(壬寅年)의 기운을 받는다.

운의 사전적 정의는 "이미 정해져 있어 인간의 힘으로는 어쩔 수 없는 천운(天運)과 기수(氣數)"이다. 한자 運은 '돌 운'으로 결국 '운은 돌고 돈다'는 의미다. 운은 알아서 오고 또 알아서 간다.

사주가 선천적(命)이라면 운(運)은 후천적인 것으로 이를 운명(運命)이라 한다. 명리학에서는 타고난 사주를 '자동차'로, 운을 '도로'로 비유한다. 명차라 할지라도 자갈밭 등 험한 길을 만나면 맥을 못 춘다. 그만큼 운이 중요하다.

운칠기삼(運七技三)은 삶에서 운에 가중치를 둔 고사성어다. 청나라 작가 포송령의 단편집 '요재지이(聊齋志異)'에서 유래했다. 백발이 성성하도록 과거에 급제하지 못한 선비가 운이 없음을 탄식한다. 결국 선비는 옥황상제에게 이유를 따진다. 옥황상제는 정의의 신과 운명의 신에게 술 내기를 하게 한다. 정의의 신이 석 잔, 운명의 신이 일곱 잔을 마신다. 옥황상제는 세상사의 7이 운명에 따라 행해지고 3은 이치에 따라 이뤄짐을 선비에게 알려준다.

"일찍이 보면 명은 좋으나 운이 나쁜 사람이 있고, 명은 나쁘나 운이 좋은 사람이 있으니, 명은 종자와 같고 운은 개화의 시절과 같다. 명이 좋고 운이 나쁘면 꽃이나 풀이 개화 시기를 만나지 못한 경우이다. 또 온실에서 배양될 뿐 세상의 주인은 되지 못한다." 근대 명리학 대가인 서락오(徐樂吾)의 명운(命運)에 대한 설명이다. 따라서 가장 이상적인 경우는 명과 운이 함께 좋은 것이다.

명리학에서는 운(運)을 크게 네 종류로 나눈다.

먼저 10년마다 바뀌는 대운(大運)이 있다. 누구에게나 적용되지만 바뀌는 나이는 사주에 따라 다르다. 이를 '대운 수(數)'라고 한다.

해마다 바뀌는 운은 연운(年運) 또는 세운(歲運)이라 부른다. 대운이 10년 동안 삶의 방향이나 목표라면, 세운은 가는 여정이다. 그 밖에 월운(月運)과 일진(日辰)이 있다. 그중 작용력이 크고 실제로 체감하는 것은 세운이다.

운세를 보는 방법은 사주를 보는 것과 같다.

사주의 주체인 일간(日干, 생일 위 글자)을 팔자(八字)의 나머지 일곱 글자와 음양오행(陰陽五行)의 생극제화(生剋制化)와 다양한 법칙으로 해석(看命)하는 것이 명리학이다.

임인년의 천간(天干)인 壬은 오행으로 큰물(水)이고, 지지(地支)인 寅은 큰 나무(木)다. 水와 木 기운이 들어온 것이다.

명리학에서 당선, 합격, 매매 등 문서를 뜻하는 것은 나(일간)를 도와주는 오행인 인성(印星)이다. '도장 인(印)' 자를 쓴다. 증서를 의미하지만 우연히도 투표용지에도 도장을 찍는다.

임인년의 천간 壬인 水가 도와주는(水生木) 오행은 木이다. 확실하지는 않지만, 시중에 알려진 지지율 10%대가 넘는 후보 3명 중 2명의 일간이 木인 을(乙)로 알려져 있다. 명리학에서 을목(乙木)이 임수(壬水)를 만나는 것을 출수부용(出水芙蓉)이라 한다. '물에서 연꽃이 나온다'는 뜻이다. 아름다운 모습이다.

반면 마키아벨리는 '군주론'에서 "주어진 운명(fortuna)을 용기 있는 결단(virtu)으로 극복하는 자가 군주"라고 했다.

로마의 철학자이자 정치가인 키케로도 "운명은 강한 자를 돕는다"고 말했다.

전형일 명리학자·철학박사
대체텍스트
전형일명리학자·철학박사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