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혼 권유했냐" 앙심 품고 처가 창고·차에 불 지른 30대 항소 기각

입력
2022.01.19 09:06
수정
2022.01.19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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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고법 방화 등 혐의 피고인 징역 2년 1심 유지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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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소송 중 처가에 앙심을 품고 창고와 차에 불을 지른 혐의로 기소된 30대가 1심에서 실형을 받자 항소했지만 기각됐다.

19일 지역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고법 제3형사부(부장 정재오)는 일반건조물 방화와 일반자동차방화, 재물손괴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39)씨의 항소를 기각하고, 1심에서 선고한 징역 2년을 유지했다.

A씨는 2020년 12월 25일 오후 9시 14분쯤 자신의 손위 동서 B씨 소유의 충남 예산 소재 창고에 돌을 던져 유리창문을 깨고, 그 틈으로 인근 주유소에서 사 온 휘발유를 뿌린 뒤 불을 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또 지난해 1월 10일 인근 처가에 주차된 B씨 승합차 유리창을 깨고 그 안에 휘발유를 쏟은 뒤 불을 지른 혐의도 받고 있다.

A씨는 B씨가 처가 식구들과 함께 자신의 아내 C씨와 자녀들을 분리해 만나지 못하게 하고, C씨에게 이혼을 권유했다고 생각해 앙심을 품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앞서 C씨를 폭행해 상해를 입힌 것도 모자라, 자신의 어린 두 아들을 수년 간 폭행하고 정신적으로 학대한 것으로 파악됐다.

1심 재판부는 "배우자와 자녀들에게 수차례 폭력을 행사하고, 수사 중에도 손위 동서의 창고와 차량에 불을 지르는 등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며 징역 2년을 선고하고,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80시간을 명령했다.

이에 A씨는 양형이 부당하다며 항소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보복 목적으로 범행을 저질렀고, 수사를 받던 중에도 방화와 가정폭력을 저질러 죄질이 매우 무겁다"면서도 "다만 자신의 잘못을 시인하고, 소액의 벌금형 외에는 처벌 전력이 없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사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또 "피고인이 잘못됐다는 점을 깨닫고 용서를 구하는 등 진정 참회하는 모습은 참작할만 하지만 피해 회복과 용서가 전제되지 않은 한 1심 판단이 정한 형량을 변경하기는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최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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