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50년 만에 손댄 군납제도… 성난 농심 어떻게 달래나

입력
2022.01.18 14:00
국방부와 농민들 19일 화천서 간담회
강원도 "유통센터 지어 로컬푸드 활용"
전국 군납농가 21일 세종 대규모 집회

화천, 철원, 양구 등 접경지역 군납농가 농민들이 17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 앞에서 국방부의 군납 경쟁입찰 도입 철회를 촉구하며 항의집회를 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경쟁입찰 도입을 핵심으로 한 군납제도 변경을 놓고 전국 농가가 반발하는 가운데 합의점을 찾기 위한 자리가 마련됐다.

강원도는 국방부와 행정안전부, 농림축산식품부 등 군납과 관련한 중앙부처 담당자와 지역농협, 농업입 등이 참석하는 간담회가 19일 오후 화천군 농업기술센터에서 열린다고 밝혔다. 지난해 여름 군납제도 변경을 둘러싼 농민들의 반발이 극에 달한 상황에서 열리는 회의다. 평행선을 달리는 양측의 입장이 얼마나 조율될지 관심이다.

국방부는 지난해 주둔지를 비롯한 지역 농축수협과 전량 계약하는 제도에 손을 댔다. 현재 군납제도 시행 이후 50년 만의 일이다. 지역농가와의 계약 물량을 올해부터 최대 30% 줄이고, 2025년부턴 전면 경쟁입찰에 들어가겠다는 게 국방부 방침이다.

강원지역에선 지난 2020년 19개 농축수협이 식재료 3만2,000톤을 군 부대에 납품했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1,640억 원에 이른다. 지역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지 않다.

화천군을 비롯한 전국 군납 조합과 농민들은 "국방부가 국가안보를 위해 희생한 주민과의 상생을 외면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신선도 등은 따지지 않고 가격 경쟁력만을 강조한 대기업과 대형 농축수산물 수입상을 위한 제도변경이란 이유에서다. 춘천철원화천양구축협 조합원 등 농가에선 "국제적인 망신을 산 군 부대 부실급식 원인을 농가를 비롯한 공급자에게 전가하고 있다"는 볼멘소리를 쏟아내며 삭발식을 갖기도 했다.

강원도는 이날 간담회에서 지역 농산물을 군 부대에 납품하기 위한 '식자재 유통센터'를 중재안으로 제시할 계획이다. 학교 급식과 같은 로컬푸드 공급 시스템을 갖추자는 것이다. 강원도는 "유통센터를 중심에 두면 신선한 농축산물을 저렴한 가격에 공급하는 시스템을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화천군내 군납농가로 이뤄진 비상대책위원회는 21일 정부 세종청사 앞에서 대규모 시위를 열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집회엔 전국 49개 군납농협이 참여해 경쟁입찰 도입 철회를 촉구한다. 비대위는 "국방부가 내놓은 군납제도 개선안은 2000년 제정된 접경지역 특별법을 무시한 것"이라며 강경투쟁을 예고했다.

지난해 11월 강원 화천군 화천읍 중앙로에 국방부의 군납 경쟁입찰 도입 방침에 반발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화천군 제공


박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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