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떠난 큰아들 뜻 이어 장기기증하고 떠난 아버지

입력
2022.01.17 15:36
수정
2022.01.17 15:50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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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가장 이형석씨
신장 등 장기기증으로 두 생명 살려

뇌사 판정을 받고 장기기증을 하고 떠난 이형석씨.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뇌사 판정을 받고 장기기증을 하고 떠난 이형석씨.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뇌사 판정을 받은 50대 아버지가 10년 전 떠난 장남의 뜻을 이어받아 신장 등 장기기증으로 두 명을 살리고 아들 곁으로 떠났다.

17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이형석(56)씨는 11일 집 근처 편의점에서 갑작스럽게 쓰러져 곧바로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넘어지면서 생긴 머리부분 출혈로 뇌사에 빠졌다.

그 이후 가족은 이씨의 장기기증을 결정했다. 이씨는 2011년 큰아들(당시 23세)을 잃는 아픔을 겪었다. 이씨의 아들은 군 제대 후 복학한 지 사흘 만에 사고를 당했고, 이때 가족은 세상에 빛과 소금이 되고 싶어했던 장남의 뜻을 존중해 장기 기증을 결심했다. 하지만 장남은 장기 기증 불가 판정을 받아 뜻을 이루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 뇌사 판정을 받은 그의 아버지 장기 기증은 그때 가족이 모두 자신들에게 이런 일이 생기면 장기기증을 하겠다고 서약을 해 이뤄졌다.

유족은 "고인이 이번 기증으로 삶의 끝에서 고통받는 환자들에게 새 삶을 선물할 수 있어 다행이다"면서 "다른 이들에게 사랑을 베풀고 갈 수 있어 기쁘게 생각할 것"이라고 전했다.

양승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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