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초점] '스우파' 댄서들의 사생활 토크가 아쉽다

입력
2022.01.20 08:40
엠넷 '스트리트 우먼 파이터' 출연 댄스 크루들의 인기는 여전히 고공행진 중이다. 엠넷 제공

엠넷 '스트리트 우먼 파이터' 출연 댄스 크루들의 인기는 여전히 고공행진 중이다. 엠넷 제공


"우리의 영향력을 반드시 다른 댄서분들께 연결시켜 드리고 싶어요."

모니카, SBS '집사부일체'

댄스 크루 프라우드먼의 수장인 댄서 모니카가 밝힌 엠넷 '스트리트 우먼 파이터'(이하 '스우파') 출연 결정 이유다.

당초 '스우파' 출연을 망설였다는 그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후배들이 나아갈 길에 기여해줄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내가 여기에 기여할 수 있다면 해볼 만하겠다 싶었다. '스우파'에 참여하지 못한 댄서분들도 우리가 열심히 마무리 짓고 그 영향력을 반드시 연결시켜 드릴 것"이라는 생각을 밝혔다.

이는 비단 모니카만의 생각이 아니다. '스우파'에 출연했던 모든 댄서들 역시 프로그램 인기에 힘입어 댄서에 대한 대중의 인식이 개선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는 바람을 전했다. 자신들의 화제성과 영향력으로 댄서신에 긍정적 변화가 일어나길 꿈꾼다는 얘기다.

'스우파' 신드롬, K-댄서신에 불러온 긍정적 바람

이들의 바람은 프로그램의 흥행과 함께 현실이 됐다. '스우파'가 신드롬급 인기를 끌며 출연 댄서들의 인기가 수직 상승했고, 이들의 퍼포먼스가 조명을 받으며 댄서를 향한 대중의 인식 역시 상당히 달라졌다. 댄서란 단순히 가수와 한 무대에서 퍼포먼스를 선보이는 인물이 아닌, 전문성과 책임감·프라이드를 갖고 무대 전반을 완성하는 아티스트라는 시선이 자리잡기 시작한 것이다.

댄서들을 향한 관심은 곧 팬덤 형성으로 이어졌고, 이에 힘입어 '스우파' 출연 댄서들은 지금까지도 각종 예능·광고의 러브콜을 받으며 바쁜 행보를 이어오는 중이다. 오는 27일부터는 각 크루 리더들이 총출동한 단독 예능 tvN '해치지않아'까지 선보일 예정이다. 신드롬급 인기 속 대중성을 잡은 이들의 입지는 이제 여느 연예인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댄서의 입지 확장 VS 일부 댄서의 스타 행보?

하지만 '스우파' 출신 댄서들의 스타급 활약 속 아쉬운 점 역시 존재한다. 먼저 뜨거운 인기 속 각종 방송, 광고 러브콜이 쏟아지면서 불가피하게 축소된 댄서로서의 활동에 대한 아쉬움이다. 쉴틈없는 스케줄을 소화하게 되면서 퍼포먼스 시안 작업이나 댄스 클래스 등 댄서로서의 활동을 이전처럼 병행하기 어려워진 것이다.

멤버들의 얼굴을 다양한 예능에서 만날 수 있다는 점은 반갑지만, 이들의 메인 아이덴티티인 댄서로서의 활동이 축소됐다는 점은 상당히 아쉽다.

실제로 '스우파' 종영 이후 많은 크루와 댄서들이 소속사와 전속계약을 체결하고 멀티테이너로서의 활동에 집중하는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바쁜 스케줄 속 자연스럽게 댄서로서의 활동은 상당 수준 줄어들 수 밖에 없었다. 이들의 인기를 견인하고 댄서에 대한 대중의 인식을 바꾼 '프로페셔널한 무대'에 대한 갈증이 높아지는 이유다.

다양한 예능 활동 속 댄서로서의 매력을 조명하기 보다는 일반 스타들과 다를 바 없는 가십을 소비할 수 밖에 없게 된 환경 역시 아쉽다. 물론 지속적으로 '댄서로서의 아이덴티티'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내 온 이들이지만, 댄서로서 주목을 받았던 초반과는 달리 최근에는 댄서 개인의 연애사나 인맥 등 사적 이슈가 더 활발히 소비되고 있다는 점은 부정하기 어렵다.

물론 다양한 재미를 추구하는 예능 시장에서 댄서로서의 이야기만 고집하긴 어렵다는 점은 공감한다. 그러나 어느 순간 일반 스타들과 크게 다를 바 없어진 행보는 댄서신 전반의 긍정적 순환 보다 스타덤에 오른 일부 댄서들의 집중적인 활약에 가까워 보인다. '스우파'에 출연해 스타덤에 오른 댄서들을 제외하고 다른 현직 댄서들의 처우나 현장에서의 인식 자체에는 큰 변화가 없다는 일각의 목소리는 더 많은 생각이 들게 만든다.

'스우파' 댄서들의 활약이 그간 가수 뒤에 가려졌던 댄서들의 존재감을 수면 위로 끌어올린 것은 분명하다. 이제 중요한 것은 이들이 보여줄 다음 행보다. 자신들의 영향력을 다른 댄서들에게 긍정적으로 연결하고 싶다는 이들의 바람처럼 일부 댄서들의 인기가 아닌 댄서신 전반의 선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되길 바란다.

홍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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