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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딘 수색과 구조…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웠다" 실종자 가족들 답답함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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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광역시 서구 화정동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붕괴사고가 발생한 지 나흘이 지났는데도, 실종자 수색과 구조 작업에 큰 진전이 없자 실종자 가족들의 속이 타들어가고 있다. 사고 직전 작업자들의 최종 위치를 확인하는 게 우선이지만, 시공사와 소방당국이 첫 단추부터 잘못 끼운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종자 구조를 위해선 무엇보다도 이들이 사고 발생 당시 작업하고 있었던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 외벽이 붕괴된 201동은 지하 4층~지상 39층의 고층 건물로, 최종 작업 위치가 확인돼야 이를 토대로 매몰 추정 지점을 집중 수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공사인 HDC현대산업개발은 구조에 필요한 정보는 소방당국에 모두 전달했다는 입장이지만, 사고 당일 실종자 6명의 정확한 위치는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우리가 가진 정보에 따르면 사고 당일엔 28~34층에서 작업을 하도록 돼 있다"며 "소방당국이나 경찰 요청에 최대한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사고 당일 현장일지가 제대로 작성됐다면 실종자들의 정확한 위치를 알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 분석이다. 이창우 숭실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현장 소장은 공사 현장에서 당일 이뤄지는 공정을 모두 알고 있다"며 "몇 명의 인원이 몇 층에서 어떤 공사를 하는지 다 파악하고 있어야 정상인데, 그렇지 않다면 무작위로 공사현장에 들어갔다는 얘기"라고 지적했다.
실종자 가족들 또한 현대산업개발 측에서 실종자 위치 파악에 필요한 정보가 미진한 데 대해 분노하고 있다. 실종자 6명의 가족 대표를 맡은 안모(45)씨는 "CCTV 영상과 당일 출퇴근 기록 등의 정보를 요청했는데 본사 서버에 저장돼 있어 바로 확인이 어렵다고 했다"며 "현대산업개발 측이 비협조적이라고 느꼈다"고 말했다.
붕괴 현장에서 발견된 실종자 1명에 대한 수습 작업은 14일 오후 6시 49분쯤 완료됐다. 사고 당시 실종된 작업자 6명 중 한 명으로 추정되는 그는 전날 오전 11시 14분쯤 사고 건물인 201동 지하 1층 계단 난간 부근에서 흙더미와 잔해에 매몰된 채 발견됐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60대 남성으로 사망 판정을 받았다"고 전했다.
구조 소식만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실종자 가족들은 수색 활동에 여념이 없는 사고대책본부와의 소통에 답답함을 느끼면서도 "구조에 최선을 다해 달라"는 입장이다. 이날 오전 소방당국과의 브리핑에서 일부 가족들은 "사고 당일 같이 일한 동료에게 물어봐서 당일 어디에서 일했는지 알아냈다"며 "일반인도 알아내는데 구조대와 현대산업개발 측에선 모른다고 한다"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도움 되는 부분을 공유해 주면 효율적으로 작업이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을 실종자의 딸이라고 밝힌 A씨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동료분에 의하면 아빠는 31층에서 작업했다고 한다. 그러나 초반에는 사고현장 상황 설명, 진행상태, 구조작업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알려주지 않았다"며 사고 직후 소방당국과 시공사의 대처가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A씨는 "현재는 상황을 직접 설명해주시고 상황이 좋지 않음에도 야간 수색에도 힘 써주시는 것을 알고 있다"며 "정책이나 건설회사 측 수사도 다뤄져야 할 중요한 문제지만 지금은 실종자 수색에 집중하고 관심을 가져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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