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21일 오미크론 대응단계 전환... "위드 코로나 때처럼 시기 놓치지 말아야"

입력
2022.01.15 04:30
21일쯤 국내서도 오미크론 우세 변이로
확진 7000명 또는 검출률 50%면 대응 단계
전파력 감안하면 단계 전환 머지않았는데
거리두기는 소폭 완화... 풀었다 조였다 혼란

14일 오후 서울 신도림역에 마련된 서울시 직영 ‘코로나19 검사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코로나19 새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이 국내에서도 우세 변이가 되면 역학조사와 진단검사, 치료 방식을 '오미크론 대응 단계'로 전환키로 했다. 예상 시기는 이르면 이달 21일이다. 국내에서 검출되는 코로나19 변이의 절반 이상이 오미크론이 되는 시점을 그쯤으로 예측했기 때문이다. 그 전에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7,000명대를 찍어도 바로 오미크론 대응 체계로 전환한다.

전문가들은 아직 준비가 미흡하다고 걱정한다. 오미크론이 우세 변이가 되기 전 선제 조치를 충분히 해둬야 하는데 너무 늦은 건 아닌지, 지난해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 때의 실책을 되풀이하진 않을지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확진자 전체 관리→고위험군·위중증 관리

14일 오후 대구 중구의 한 약국에서 약사가 이날 입고된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를 확인하고 있다. 뉴스1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14일 오미크론이 우세 변이가 되거나 하루 신규 확진자가 7,000명대가 되면 오미크론 대응 단계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그 전까진 '오미크론 대비 단계'로, 확진자 수가 5,000명이 되면 단기간 안에 환자가 급증할 수 있음을 경고해 사회적 경각심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오미크론 대응 단계의 핵심은 확진자 전체를 관리하던 방역 체계를 고위험군과 위중증 환자 중심으로 바꾸는 것이다. 우선 PCR검사는 대비 단계에선 하루 최대 85만 건으로 역량을 확대하고, 대응 단계가 되면 고위험군에 우선순위를 부여한다. 대신 다른 사람들은 병·의원에서 신속항원검사를 받도록 한다.

오미크론 돌파 감염을 최소화하기 위해 대비 단계 중 현재 6개월인 2차 접종자의 격리면제 유효기간을 단축한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2차 접종 후 4개월이 지난 사람은 격리면제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면역저하자와 고위험군의 4차 접종, 5~11세의 접종 계획도 대비 단계에서 마련한다.

대응 단계에 들어가면 확진자와 접촉자, 재택치료자의 격리기간은 현행 10일에서 7일로 줄어들고, 동네 병·의원도 코로나19 환자를 진료하게 된다. 먹는 치료제 처방 대상도 현재의 65세 이상에서 기저질환자 등으로 확대된다. 수많은 무증상, 경증 환자가 발생해도 의료체계와 사회 기능이 유지되도록 하기 위해서다.

준비 부족한데... "남은 시간 너무 짧아"

국내 오미크론 확산세는 예상보다 빠르다. 작년 11월 24일 첫 감염자가 나온 뒤 약 7주가 지난 현재 국내 변이 분석 사례 중 오미크론 검출률은 22.8%다. 지난주12.5%보다 10%포인트 넘게 상승했다. 14일 0시 기준 해외유입 확진자는 409명으로, 사흘 연속 역대 최다치를 경신했다. 해외에선 이미 오미크론이 우세 변이인 만큼 상당수가 오미크론 감염자일 것으로 보인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에도 확진자는 더 이상 줄지 않고 금세 7,000명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질병관리청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다음 달 신규 확진자는 최대 3만 명까지 늘고, 위중증 환자는 1,700명대로 증가한다.

14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서 해외 입국자들이 이동하고 있다. 뉴스1

이런 상황을 감안하면 오미크론 대응을 점검할 시간이 짧게는 일주일 정도밖에 안 남은 셈이다. 준비는 턱없이 부족하다. 먹는 치료제는 이날에서야 공급이 시작됐고, 동네 의원들은 코로나19 환자를 받아본 경험이 전무하다. "대응 단계에서 한계가 올 수밖에 없을 것"이란 관측마저 나온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의원급에서 의료진이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게 주의해야 하는데, 쉽지 않을 것"이라고 걱정했다.

순식간에 환자 늘 텐데... "왜 한발짝 늦나"

오미크론이 이미 우세 변이가 된 다음 대응 단계로 전환하면 너무 늦을 것이란 우려도 적지 않다. 정부는 지난해 말 위드 코로나 이후 확진자 증가에도 비상계획 발동을 머뭇거렸다. 결국 확진자는 8,000명에 육박할 정도로 늘었고, 의료체계는 붕괴 직전 상태가 됐다. 의료진의 희생으로 그때그때 버텨왔지만, 이번엔 다르다. 오미크론의 높은 전파력을 고려하면 여유가 없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오미크론은 감염자가 순식간에 증가하는데, 정부가 델타 변이 유행이나 위드 코로나 때처럼 또 한발짝 늦게 가려 한다"고 답답해했다.

이날 정부는 오미크론이 본격 확산하면 거리두기 강도도 높이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설 연휴를 포함해 17일부터 3주간은 사적모임 인원 기준이 현행 4명에서 6명으로 늘며 거리두기가 소폭 완화된다. 오미크론 확산 시점이 머지않았는데 굳이 짧은 기간 안에 방역을 풀었다 조였다 하는 게 오히려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 교수는 "대비에서 대응 단계로 얼마나 부드럽게 전환하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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