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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 전체가 ‘흔들’… 제주도민들 지진 공포에 ‘아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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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후 5시 19분 발생한 규모 4.9 지진이 제주도 전체를 흔들었다. 제주도민 대부분은 처음 겪는 강한 지진에 공포감까지 느꼈으나, 다행히 이날 밤까지 큰 피해 상황은 보고되지 않았다.
이날 지진이 발생한 지역은 제주 서귀포시 서남서쪽 41㎞ 해역이다. 진원지 인근인 국토 최남단 마라도를 비롯해 제주 전역에서 수초간 큰 진동과 함께 건물이 흔들렸다. 마라도 등대를 지키고 있는 박종옥(53) 마라도항로표지관리소 소장은 "순간적으로 1초 정도 등대 전체가 흔들렸다"며 "3년째 마라도에서 근무하고 있지만 지진 진동을 느낀 것은 처음"이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서귀포시 천지동주민센터에선 진동을 느낀 일부 공무원과 민원인들이 책상 밑으로 대피하는 모습도 목격됐다. 서귀포시청에 근무하던 공무원들도 지진 발생 직후, 건물 밖으로 빠져 나왔다. 진원지와 가까운 서귀포시 대정읍에 거주하는 이모(61)씨는 "휴대폰에서 갑자기 재난문자 알림음이 크게 울리고, 집 전체가 흔들려 깜짝 놀랐다"며 "이런 경험은 육십 평생 처음"이라고 말했다.
제주시 도심에서도 당황한 주민들의 모습이 목격됐다. 고층 아파트는 물론이고 단층 건물까지 진동이 느껴졌고, 일부 관공서나 건물에 있던 주민들이 밖으로 대피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중학생 김모(16)군은 “독서실에 있다가 갑자기 책상과 의자가 흔들려서 밖으로 뛰쳐나왔다”며 “처음에 뭔지 몰라서 너무 놀랐고, 말로만 듣던 지진 진동이 이렇게 무서운 것인지 이번에 알게 됐다”고 전했다.
지진 발생 직후 제주 지역에선 119 신고가 잇따랐지만 큰 피해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소방청에 따르면 이날 지진과 관련해 아파트 베란다 타일과 연립주택 창문 깨짐, 아파트 주방 바닥 기울어짐 등 피해 신고가 3건 접수됐다. 제주공항에서 이륙을 준비하던 항공기 일부가 잠시 대기했으나 곧장 운항을 재개했다.
제주에서 발생한 지진은 전남과 광주 지역에서도 느껴질 정도로 규모가 컸다. 전남에선 특히 목포와 여수, 해남, 신안 등 제주와 가까운 해안가 도시에서 진동을 느낀 주민들의 신고가 이어졌다.
무안군 오룡지구의 한 아파트 주민 김성미(49)씨는 "9층에서 진동을 강하게 느꼈다"고 말했다. 목포 시내 4층 규모 상가에 있던 한 주민은 "10초 가까이 몸과 건물이 흔들렸으며, 테이블에 있는 화병과 벽시계가 떨어질 뻔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소규모 지진을 경험했던 해남 주민들도 또다시 아찔한 경험을 했다. 해남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김현학(59)씨는 "갑자기 '웅' 소리가 나면서 그릇들이 흔들리는 소리를 들었다"면서 "지난해 해남에서 지진 소식을 들었지만 이보다는 강도가 크지 않았다"고 했다.
해남군청의 한 직원도 "신청사에 입주한 지 100일도 안 됐는데 세 차례 정도 진동을 느꼈다"면서 "근래 드문 지진인 것 같다"고 말했다. 광주에서도 "전남대 건물이 흔들리는 것 같다" "살고 있는 오피스텔이 흔들린다" 등의 신고가 잇따랐다. 광주 남구 주월동 아파트에 사는 김모(43)씨는 "아파트가 통째로 덜덜 떨려 정말 놀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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