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크 치료하는 ‘경막 외 신경차단술’, 심부 감염 0.01% 생겨

입력
2021.12.13 11:28
수정
2021.12.13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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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신경차단술 1만 건 분석 결과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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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간판탈출증(디스크) 등 척추 질환을 치료하기 위해 ‘경막 외 신경차단술(epidural nerve block)’ 시행 후 발생하는 치명적인 부작용의 하나인 척추 심부(深部) 감염 발생 빈도 및 위험 인자를 국내 연구팀이 세계 최초로 정밀 보고했다.

경막 외 신경차단술은 신경을 둘러싸고 있는 두꺼운 막(경막ㆍ硬膜) 바깥쪽 부분에 마취제 등을 뿌려 통증을 치료하는 것으로, 디스크ㆍ척추관협착증 등 척추 질환 치료에 흔히 쓰인다. 비교적 안전한 시술로 알려져 있지만 매우 드물게 척추 심부 감염 등 치명적인 부작용이 나타나기도 한다.

문지연 서울대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팀(이창순·유용재·김용철·박영재)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데이터를 활용해 2006~2015년 척추 경막 외 신경차단술 시행 후 발생한 척추 심부 감염 발생 빈도 및 연관성을 관찰·분석했다.

그 결과, 통증 환자 대상으로 외래에서 시행된 경막 외 신경차단술 빈도는 2006년에는 1,000명당 40.8회에서 2015년에는 84.4회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이는 미국보다 2배 정도 많아 우리나라에서 경막 외 신경차단술을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을 간접적으로 뜻하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시술 후 발생한 합병증 중 사망 같은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하는 척추 심부 감염 발생 빈도는 0.01%로 나타났다. 시술 1만 건 중 1건꼴로 척추 심부 감염이 발생한다는 뜻이다.

척추 심부 감염은 고령 환자, 시골 지역 거주, 조절되지 않는 당뇨병, 면역 억제제 사용 환자, 단기간 수차례 시술을 반복할 때 더 많이 발생한다.

척추 심부 감염을 앓은 환자의 65%가 입원해 항생제 정맥 주입 치료를 장기간 받았음에도 수술로 농양을 제거해야 했고, 27%는 6개월 이내 사망했다.

문지연 교수는 “그동안 시술 후 발생 가능한 치명적 부작용 중 하나인 척추 심부 감염 발생 빈도에 대한 정확한 연구가 없었다”며 “이번 연구 결과로 환자의 통증 치료 시 이러한 부작용 발생 빈도와 위험 인자를 고려해 신중하게 시술 계획을 수립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연구 결과는 마취통증의학과 국제 학술지 ‘마취학(Anesthesiology)’ 최근 호에 실렸다. 이 논문은 최근 열린 대한통증학회 학술대회에서 과학기술 논문 인용 색인(SCI) 우수 논문상도 받았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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