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용주의” “완전한 비핵화” 대북정책 공방 벌인 이재명·윤석열 외교참모

입력
2021.12.08 12:30
수정
2021.12.08 14:57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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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성락·김성한, '최종현학술원' 주최 포럼 참여
이재명 측 위성락 "북한 잘못 정정당당 대응"
윤석열 측 김성한 "종전선언 추진 시기상조"

노규덕(왼쪽)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10월 24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한미 북핵 수석대표 협의를 마친 후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노규덕(왼쪽)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10월 24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한미 북핵 수석대표 협의를 마친 후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야 대선 후보의 외교분야 핵심 참모들이 7일(현지시간) 미국에서 대북정책을 두고 맞붙었다. SK ‘최종현학술원’이 주최한 포럼을 통해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때문에 화상으로 참여한 자리에서 두 참모는 북핵 해법을 두고 입장 차이를 드러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캠프 실용외교위원장인 위성락 전 주러시아대사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캠프 글로벌비전위원회 부위원장인 김성한 전 외교부 2차관은 이날 워싱턴 인근 샐러맨더리조트에서 열린 ‘트랜스 퍼시픽 다이얼로그’ 행사에서 화면을 통해 각 후보의 대북정책 기조를 설명했다.

먼저 위 위원장은 “이 후보의 대북정책이 오해를 사는 경우가 많고, 이데올로기적이며 유화적이라는 추정도 있으나 사실이 아니다”라며 “이 후보는 대북정책에서 현실주의와 실용주의가 확고하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북한과의 협상, 관여는 유연하게 이뤄지겠지만 북한의 약속 위반이나 잘못된 행동에는 정정당당하게 대응할 것”이라고도 했다.

또 대화와 협상은 물론 인센티브 제공과 빼앗기, 제재와 압박 같은 조치를 혼합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북한의 행동 여하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하겠다는 의미다.

위 위원장은 “얇고 작은 살라미 조각은 쉽게 버려질 수 있다”며 “큰 덩어리에 합의해 북한이 합의로부터 벗어나려 할 때 두 번 생각하게 만들어야 한다”라고도 했다. 아울러 “쉽게 도달한 합의는 쉽게 깨질 수 있다” “상대적으로 쉬운 문제를 비핵화, 안보, 평화 등 보다 중대한 문제와 혼합하는 방법을 고려해야 한다”는 언급도 눈길을 끌었다.

반면 김 부위원장은 “윤 후보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추구하지만 이른바 빅딜과 스몰딜 중 하나를 선택하는 입장은 아니다”라고 소개했다. 이어 “북한이 처음부터 쉽게 단계를 쌓기보다는 어려운 단계를 밟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지난 30년 동안 우리는 더 쉬운 단계를 앞당기는 바람에 지속가능한 (비핵화) 결과를 도출하는 데 실패했다”라고 지적했다.

김 부위원장은 또 남북미 3자 연락사무소 판문점이나 워싱턴 설치, 남북경제발전계획 등의 인센티브 패키지 준비를 언급하면서도 비핵화의 실질적 진전 이전까지 대북제재를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고수했다.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6·25전쟁 종전선언을 두고도 그는 “북한이 비핵화의 실질적 진전을 대가로 종전선언을 요구하지 않는 현 상황에서 종전선언은 시기상조”라고 비판했다. 경제안보 강화 측면에서 한미 외교·경제장관 2+2 회담 필요성도 언급했다. 한일관계 회복을 전제로 한 한미일 3국의 2+2+2 회담 개최도 거론했다.

워싱턴= 정상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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