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주의자 이재명... 먹방 없지만 '1일 1 시장 방문'의 노림수

입력
2021.12.0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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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일정 13일 중 12번 시장 방문
즉석 연설 통한 '입소문 효과' 쏠쏠
온누리상품권 이용해 정책 홍보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지난달 26일, 29일과 이달 4일 전남 목포 동부시장(왼쪽부터)·영광 터미널시장·전북 군산시 공설시장을 찾아 시민들과 인사하고 있다. 뉴스1·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지난달 26일, 29일과 이달 4일 전남 목포 동부시장(왼쪽부터)·영광 터미널시장·전북 군산시 공설시장을 찾아 시민들과 인사하고 있다. 뉴스1·뉴시스

'12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이제껏 4차례의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버스) 지역 순회에서 전통시장을 찾은 횟수다. 총 13일의 매타버스 일정 동안 하루에 한번꼴로 전통시장을 찾은 셈이다. 전북 방문 마지막 날인 지난 5일엔 하루에만 전통시장 3곳을 찾았고 지난달 26~29일 광주·전남 방문에선 매일 첫 공개 일정을 전통시장 방문으로 시작할 정도로 상대 후보들에 비해 이 후보의 '시장 사랑'은 남다르다.

선거철 정치인들의 필수코스인 '먹방'은 하지 않는다. 대신 유권자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이미지를 전통시장에서 연출하는 등 콘텐츠 차별화에 신경을 쓰고 있다. 지난달 9일 부인 김혜경씨의 낙상사고 이후, 이 후보가 12일 울산 중앙전통시장을 찾아 "아내가 참 좋아한다"며 뻥튀기를 사고 "장모님 선물"이라며 신발을 사며 가족을 살뜰히 챙기는 모습을 보여준 것이 대표적이다.

①즉석 연설로 입소문 효과 ②지역화폐 정책 홍보

특히 이 후보가 전통시장 방문을 노리는 효과로는 ①즉석 연설을 통한 '바이럴 마케팅'과 ②지역화폐 등 소상공인 표심을 겨냥한 '이재명표 정책' 홍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지난달 27일 전남 장흥 토요시장을 방문해 시민들 앞에서 연설하고 있다.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지난달 27일 전남 장흥 토요시장을 방문해 시민들 앞에서 연설하고 있다. 뉴스1

이 후보는 전통시장에 가면 간이 단상을 만들어 즉석연설을 한다. 단순히 지역 표심을 구애하는 수준을 벗어나, 이 후보 본인이 원하는 핵심 메시지를 '처음으로' 알리는 수단으로 활용한다. 지난달 27일 전남 장흥 토요시장을 찾아선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를 "무능·무식·무당의 3무 후보"라고 비판했고, 4일 전북 군산 공설시장에선 "출신이 비천해서 주변을 뒤지면 더러운 게 많이 나온다"며 어려웠던 가족사를 스스로 밝히며 유권자의 '감성'에 호소했다.

공식 선거운동 기간이 아닌 만큼 마이크나 확성기를 사용할 수는 없지만, 이 후보 측에 따르면 입소문 효과가 꽤 있다고 한다. 이 후보 측 관계자는 8일 "이 후보가 2016년 촛불집회 당시 인기를 모은 것도 즉석연설 덕택이었다"고 말했다.

현금 대신 온누리상품권으로 물건을 구매하는 것도 이 후보의 전통시장 방문 공식 중 하나다. 이 후보 측은 전통시장 방문을 통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에게 구애하는 '이재명표 정책'을 적절히 홍보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는 "이 후보는 경기지사 시절 지역화폐 확대를 주장했는데, 이를 알리는 데에는 전통시장만큼 적합한 곳도 없다"고 했다.

다만 선대위 내에선 이 후보가 전통시장에서 내놓고 있는 강경한 메시지가 상대에게 역공의 빌미를 줄 수도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선대위 관계자는 "지지자들 앞에서 언론을 비난하는 등의 메시지는 오히려 외연 확장에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고 했다.

홍인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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