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자중지란 1주일, 윤석열 결단과 중진 중재로 끝냈다

입력
2021.12.05 20:0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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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대위 갈등 봉합, 김종인 합류 뒷이야기

윤석열(앞줄 가운데)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이준석 대표가 4일 부산 부산진구 서면 일대에서 지지를 호소하는 합동 선거운동을 펼치기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부산=뉴시스

윤석열(앞줄 가운데)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이준석 대표가 4일 부산 부산진구 서면 일대에서 지지를 호소하는 합동 선거운동을 펼치기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부산=뉴시스

총괄선거대책위원장 없이 개문발차했던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의 지난 1주일은 자중지란의 연속이었다. 패싱 논란이 불거진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지방에서 잠행 시위를 벌였고 당내 분란은 연일 생중계됐다. 윤석열 대선후보의 막판 결단과 중진들의 물밑 중재로 극적으로 수습됐지만, 그 사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골든크로스까지 거론될 만큼 적지 않은 상처를 입었다.

'브로치' 발언 후 "김병준만으로는 어렵다"

윤 후보는 지난달 29일 김병준 선대위 상임위원장과 세종시 방문을 동행하면서 '김병준 원톱' 체제에 무게를 실어줬다는 관측이 다수였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이달 1일 라디오에서 민주당이 영입한 조동연 서경대 교수를 '군복에 단 브로치'에 빗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김 전 위원장의 합류 지연과 이 대표의 잠행, 김 위원장의 설화까지 겹치면서 여론조사 추이는 내리막이 이어졌다.

한국갤럽의 11월 16~18일 조사에서 42%였던 윤 후보 지지율은 2주 후인 11월 30일~12월 2일 36%로 하락했다. 당 안팎에서는 "김병준만으로는 어렵겠다"는 말들이 흘러나왔다.

총괄선대위원장직을 수락한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을 하루 앞둔 5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만난 뒤 당사를 나서고 있다. 뉴시스

총괄선대위원장직을 수락한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을 하루 앞둔 5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만난 뒤 당사를 나서고 있다. 뉴시스


상임고문·홍준표 조언에 윤석열 결단

윤 후보가 결단을 내린 건 지난 2일이었다. 이 대표가 JTBC에 출연해 "당 대표는 후보의 부하가 아니다"라며 작심 발언을 쏟아낸 날이다. 윤 후보가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우연히 만난 김 전 위원장에게 깍듯하게 인사하면서 선대위 합류에 대한 기대가 고개를 들기도 했다. 윤 후보는 이날 당 상임고문들과 오찬, 홍준표 의원과의 만찬에서 조언을 듣고 '이 대표를 만나 요구를 들어주고 설득하겠다'는 쪽으로 태도를 바꿨다고 한다.

3일 윤 후보와 이 대표와의 울산 회동에는 김기현 원내대표가 큰 역할을 했다. 그는 이날 비공개 선대위 회의에서 '오늘 저녁 나와 이 대표, 윤 후보까지 3자 회동을 하자'는 취지의 제안을 했고 울산에 내려가 이 대표를 설득했다. 만찬에서도 화기애애한 분위기 조성을 위해 다음 날 고생할 정도로 과음을 했다는 후문이다.

정진석·권성동 등 김종인과 '와인 회동'

중진들은 김 전 위원장을 도맡았다. 정진석 국회부의장과 권성동 사무총장, 김재원최고위원은 2일 와인을 들고 김 전 위원장의 자택을 찾아서 선대위 합류를 설득했다. 김 최고위원은 지난달 24일에도 김 전 위원장 사무실 앞에서 2시간 정도 기다리면서 공을 들여왔다.

국민의힘은 한껏 고무된 모습이다. 윤 후보는 4일 부산에서 이 대표와 '커플티 유세'를 벌인 뒤 5일 페이스북에 "기다려야 할 때는 기다리는 것이 저의 리더십"이라며 "단합된 힘을 보여주겠다"고 했다. 이 대표도 "울산 합의는 여러 이견을 허심탄회한 대화로 조율해낸 치열한 정치적 소통의 결과물"이라고 자평했다.

※자세한 여론조사 내용은 한국갤럽과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손영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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