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국제선 예약 중단 하루 만에 철회… 오미크론 대응 앞서가려다 실수?

입력
2021.12.02 16:16
수정
2021.12.02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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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나리타 국제공항에서 지난달 30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방호복을 입은 공항 직원이 국제선 탑승객의 체온을 재고 있다. 나리타=로이터 연합뉴스

일본 나리타 국제공항에서 지난달 30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방호복을 입은 공항 직원이 국제선 탑승객의 체온을 재고 있다. 나리타=로이터 연합뉴스


일본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새 변이인 오미크론 대응을 위해 각 항공사에 일본 도착 국제선 항공편의 신규 예약을 전면 중단하라고 요청했다가 하루 만에 취소했다. 연말연시 귀국하려던 해외 주재원이나 출장자 등의 귀국길이 갑자기 막혀 큰 혼란을 빚자 방침을 철회한 것이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마쓰노 히로카스 관방장관은 2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국토교통성이 전날 일률적으로 신규 예약 접수를 중지하라고 항공사에 요청했던 것을 취소하고 일본인 귀국 수요를 충분히 배려하라고 다시 통보했다고 밝혔다. 마쓰노 장관은 “비교적 수요에 여유가 있는 주나 요일을 중심으로 예약 상황이나 수요 동향에 세밀하게 대응해 나갈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오전 기시다 총리도 기자들에게 “일부 분들에게 혼란을 야기했다”며 “국토교통성에 귀국 수요를 충분히 배려하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앞서 국토교통성은 모든 항공사에 12월 한 달 동안 일본행 국제선 항공편의 예약을 모두 정지하라고 전날 요청했다. 이에 일본항공(JAL)과 전일본항공(ANA)은 물론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외국 국적기도 모두 예약을 중단했다. 하지만 예고 없이 갑작스럽게 발표된 조치에 큰 혼란이 발생했다. 외국인의 신규 입국 금지 조치에는 “빠른 대처”라며 칭찬하던 이들도 “일본인까지 귀국하지 못하는 건 문제”라고 비판했다. 기시다 내각은 전임 스가 요시히데 내각 당시 코로나19 대응 입국 규제가 늦어 큰 비판을 받았던 전례를 감안해 오미크론에 최대한 빠른 대응에 나섰지만, 이번엔 지나치게 앞서가려다 문제가 생긴 것이다.

결국 신규 예약 중단 방침은 취소됐지만, 연말에 한국을 방문하려던 기업 주재원 등 한국인들은 양국에 생긴 격리로 귀국을 속속 포기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그동안 백신 2회 접종을 완료한 해외 체류자가 고국의 가족을 방문할 경우 격리를 면제했지만, 오미크론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모든 입국자에게 10일간 격리를 다시 의무화했다. 또한 일본 측도 한국에서 오미크론 확진자가 발생함에 따라, 일본 입국시 자택이 아닌 별도 시설에서 6일간 의무 격리해야 하는 국가 목록에 한국을 포함시켰다. 일본에서 한국에 갔다가 일본으로 다시 돌아오는 경우는 한국 자택에서 10일, 일본 시설에서 6일, 자택에서 8일 등 총 24일간 격리해야 하는 셈이다. 한국 의료기기업체의 후쿠오카 주재원인 이광우씨는 “2년 만에 한국에 가서 가족을 만나고 오려 했는데 격리 의무가 생겨서 취소할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도쿄= 최진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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