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투입' 레고랜드 직원 1400명 뽑는다는데… 비정규직 85%

입력
2021.12.02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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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파크 운영사 대규모 인력 채용 돌입
시민단체 "비정규직 양산 고용 안정 역행"
강원도 "개장 전까지 정규직 채용 늘릴 것"

지난달 16일 강원 춘천시 중도에 추진 중인 레고랜드 테마파크에서 내년 5월 5일 개장을 앞두고 지역 인사를 초청해 시설을 둘러보는 행사가 열렸다. 사진은 시설 모습. 춘천시 제공

지난달 16일 강원 춘천시 중도에 추진 중인 레고랜드 테마파크에서 내년 5월 5일 개장을 앞두고 지역 인사를 초청해 시설을 둘러보는 행사가 열렸다. 사진은 시설 모습. 춘천시 제공

내년 5월 강원 춘천시 의암호에 개장 예정인 레고랜드 테마파크가 대규모 인력채용에 나섰으나, 정규직 일자리는 전체의 20%에도 못 미친다는 지적이 나왔다.

강원도는 테마파크 운영사가 강원일자리재단과 손잡고 1,400명이 넘는 인력을 모집한다고 2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달 30일과 1일 온라인과 한림대에서 채용설명회를 진행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고용 안정이 보장된 정규직 일자리가 200명 수준에 불과하다는 지적을 쏟아냈다. 비정규직의 경우 시급 1만 원 이상으로 짧게는 5개월, 길게는 12개월까지 놀이기구 운영과 식음료 관련 업무를 맡는다.

앞서 지난달 강원도의회 경제건설위원회에서도 이 같은 지적이 나왔다. 비정규직 위주 채용은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한다는 도정 목표에 맞지 않다는 것이다. 정규직을 원하는 구직자와 지역사회 입장에선 아쉬운 것이 사실이다.

시민사회단체는 이날 "강원도가 레고랜드에 수천억 원의 공적자금을 쏟아부은 만큼, 보다 나은 일자리 제공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압박했다. 민주노총 강원지역본부는 "레고랜드가 내년까지 채용하기로 약속한 1,600명 가운데 1,400명가량을 비정규직으로 채용하겠다고 밝혔는데, 이는 지자체가 주장해온 양질의 일자리와 고용 안정과는 거리가 멀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강원도 레고랜드 지원부서의 한 관계자는 "테마파크 운영사가 외국 기업이라 우리 정서와 조금 동떨어진 부분이 있었다"며 "정식 개장 전까지 정규직 비용을 늘리도록 협의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강원도가 도유지인 춘천시 의암호 내 인공섬인 하중도를 무상 임대해 건설한 레고랜드 코리아는 특혜 논란 및 내부 비리와 항명사태 등 우여곡절 끝에 추진 11년 만인 내년 5월 5일 문을 열 계획이다.

춘천= 박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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