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팬들 사이에 성지된 LA 곱창집이 아미에 감동한 까닭은

입력
2021.12.01 16:15
수정
2021.12.01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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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찾아 유명해진 미국 LA 곱창전문점 '성황'
직원 "문 열기 3시간 전부터 손님 와서 줄 서"
"BTS 노래 나오면 떼창에 춤춰"
"식당서 BTS 본 팬들 사인·사진 요구 안해 감동"

방탄소년단이 자주 찾는다고 알려져 유명해진 미국 로스앤젤레스(LA)의 한 곱창 전문점 앞에 손님들이 줄서 기다리고 있다. 인스타그램 캡처

방탄소년단이 자주 찾는다고 알려져 유명해진 미국 로스앤젤레스(LA)의 한 곱창 전문점 앞에 손님들이 줄서 기다리고 있다. 인스타그램 캡처

"오늘 (오후) 4시 (가게) 오픈이고, 제가 가게 정리하기 위해 12시쯤 나왔는데 1시부터 오신 분이 있어요. 영업 시간이 앞으로 30분이나 남았는데 벌써 줄이 길어요. 제가 지금까지 경험한 인원 중에 가장 많은 것 같아요."

방탄소년단(BTS)이 즐겨찾는 곳으로 알려져, BTS 팬클럽(아미)의 성지가 된 미국 로스앤젤레스(LA)의 한 곱창 식당에서 근무하는 매니저 남궁리사씨는 1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전화 인터뷰에서 현지 분위기를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이 식당은 2017년 BTS가 미국을 방문해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LA에 체류 중 먹고 싶은 음식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받고 "LA 넘버원 레스토랑"이라고 소개한 곳이다. 이번 LA 공연과 맞물려, 당시 인터뷰에 언급된 해당 식당까지 BTS 팬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인스타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장사진을 이룬 사진이 돌아다니고, "5시간 기다려 먹었다"는 글도 있다.

특히 아미들의 BTS 사랑은 식당에 와서도 이어진다고 한다. 남궁씨는 "저희 가게가 한류 문화를 전달하기 위해 한국 K팝 위주로 음악을 틀어 BTS 노래가 당연히 들어가 있다"며 "BTS 노래가 나오면 한 분이 노래를 시작하면서 아미들이 떼창하고, 노래만 부르는 게 아니라 흥이 넘쳐서 춤까지 춘다"고 전했다. "(노래가) 끝나면 서로 박수 치고 환호성 지르고, 또 밖에서 기다리시는 분들이 (BTS 팬들이라) 그 소리를 듣고 같이 따라 부른다"고 전했다.

손님이 밀려들면 직원들이 피곤할 법도 하지만, 이처럼 열정적인 아미 팬들은 오히려 직원들에게 더 기운을 불어넣는다. 그는 "많은 인파가 몰려 일이라고 생각하면 힘든데, 저희가 일할 때 그분들이 같이 노래 부르고, 춤을 추니까 흥을 돋아 준다"며 "저희도 일하면서 따라 부르고 음식을 나르다가도 어깨춤을 추게 돼 재미있게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BTS를 굉장히 사랑하시는 아미분들이 오시기 때문에 'BTS 멤버들이 와서 먹었던 음식이 뭐냐'고 물어보고 그걸 따라 영어로 (주문)하시는 분들이 많다"면서도 "저도 (한국음식을) 모를 거라고 생각했는데 '김치 주세요', '물 주세요', '감사합니다'는 기본으로 할 줄 알고, '쌈장 주세요'라고 하는 분들도 많다"고 말했다.




"BTS 등장하면 아미들은 얼어버려"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소파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BTS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 - LA(BTS PERMISSION TO DANCE ON STAGE - LA) 공연에서 멋진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빅히트뮤직 제공 뉴스1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소파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BTS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 - LA(BTS PERMISSION TO DANCE ON STAGE - LA) 공연에서 멋진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빅히트뮤직 제공 뉴스1

그렇다면 BTS가 실제로 식당에 등장하면 어떨까? 곳곳에서 환호성이 터지고, 사인과 사진 촬영 요청이 쇄도할 것 같지만, 의외로 아미들은 "바로 얼어버린다"고 했다. 남궁씨는 "BTS가 2017년부터 LA 방문할 때마다 (가게도) 와, 처음에는 단체로 왔다가 그다음부터는 개인적으로 한 분씩 오셔서 드시고 간다"며 "그분들이 오시면 아미들이 환호성을 지르거나 고함을 지를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라 표정이 굳어지면서 몸이 딱 멈추고, 눈이 동그래진다"고 전했다. 이어 "BTS 멤버들이 식사하시는 동안 다가가 '사인해 달라', '사진 찍어 달라' 그런 요청 전혀 안 하고 멀리서 가만히 지켜만 보거나 사진도 조심히 찍는다"며 "정말로 사랑하는 마음으로 (멤버들이) 편하게 식사할 수 있게 해, 제가 아미들한테 감동받았다"고 밝혔다.

BTS를 비롯한 한류 열풍은 한인 식당 운영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남궁씨는 "옛날에는 (식당 손님 중) 한국분과 타 인종 비율이 7 대 3 정도였다면 지금은 5 대 5에서 심하게는 3 대 7까지도 된다"며 "콘서트 기간에는 당연히 오시고, 아닌 기간에도 BTS가 여기 와서 식사를 하고 갔다는 장소로 인식이 돼서 한 번씩은 성지라고 생각하고 들러 준다"고 말했다. "공항에서 바로 짐(캐리어)을 끌고 오는 분들도 있어 코로나 이전에는 캐리어가 가게 앞에 많이 쌓여 있었다"고도 했다.

박민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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