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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크론발 입국 규제에 말라위 대통령 "아프리카 혐오"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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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프리카공화국과 보츠와나 등지에서 발견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를 이유로 미국과 유럽을 포함한 여러 국가들이 남아프리카 8개국을 대상으로 입국 규제 조치를 내리고 있다. 한국 역시 이들 8개국을 '격리 면제 예외 국가'에 포함시켰다. 하지만 이 조치에 아직까지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발견되지 않은 나라까지 포함되면서 불만이 나오고고 있다.
라자루스 차크웨라 말라위 대통령은 28일 자신의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서 이런 집단적 조치를 '아프리카 혐오(afrophobia)'라고 규정했다. 차크웨라 대통령은 "우리는 코로나19 새 변이를 우려하고 남아공 과학자들이 누구보다 먼저 이를 발견한 것에 감사를 표해야 마땅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하지만 남아프리카 국가들에 대한 영국, 유럽연합(EU), 미국, 호주 등의 일방적 여행 금지 조치는 요구되지 않는 일"이라면서 "코로나19 대응 조치는 '아프리카 혐오'가 아닌 과학에 근거해서 설정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차크웨라 대통령이 '아프리카 혐오'라는 표현까지 꺼낸 이유는 이런 규제 조치가 유독 아프리카 국가를 대상으로 전례 없는 속도와 범위로 이뤄졌다는 것 때문이다. 특히 남아공과 보츠와나 외에 에스와티니, 레소토, 말라위, 모잠비크, 짐바브웨, 나미비아 등은 변이가 보고되지 않고 있지만 인접국이라는 이유로 여행 제재 대상 국가에 포함됐다. 반면 이미 '오미크론' 변이 사례가 보고된 유럽과 호주, 홍콩, 캐나다 등 다른 국가에는 즉각 조치가 나오고 있지 않다.
차크웨라 대통령은 입국 금지 대상국이 된 말라위의 대통령이지만 봉쇄 대상 8국이 회원국인 남아프리카개발공동체(SADC)의 의장을 맡고 있기 때문에 이 같은 입장을 내놨다. 실제 남아공에서는 '경보를 먼저 울렸을 뿐인데 처벌을 받는다'고 여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츠와나의 레모강 콰페 외교부장관은 28일 언론 브리핑에서 "우리는 연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보츠와나에서 최초로 발견된 오미크론 사례의 출처를 밝히라는 요청에 "이 문제를 지정학적 문제로 다루지 않겠다"고 밝혔다.
세계보건기구(WHO)의 마시디소 모에티 아프리카 지역 사무국장은 "여행 제한은 코로나19 확산을 약간 낮출 수는 있어도 완벽히 막을 수는 없다"며 "아프리카를 겨냥하는 여행 제한은 전 세계 결속력을 해친다"고 우려했다.
WHO는 과거 중국 우한시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처음 발견됐을 때와 영국에서 델타 변이의 등장이 최초로 보고됐을 때에도 일방적으로 입국을 막는 대신 과학을 근거로 한 위험 기반 접근을 요청했기 때문에, 이 문제에 있어서는 일관된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방역 전문가들 가운데는 델타 변이 때 입국 규제가 늦어진 것이 오히려 더 큰 확산을 불렀다며 입국 금지를 서두른 것이 옳다는 견해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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