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FDA “머크의 먹는 코로나 치료제, 효능 30%로 하향”

입력
2021.11.27 17:05
수정
2021.11.27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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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시험 중간 분석에서 효능 50%
최신 연구보고서에선 30%로 하향
FDA 자문단, 승인 권고 논의 예정

다국적 제약사 머크가 개발한 코로나19 경구용 치료제 몰누피라비르. AP 연합뉴스

다국적 제약사 머크가 개발한 코로나19 경구용 치료제 몰누피라비르. AP 연합뉴스

다국적 제약사 머크와 미국 생명공학기업 리지백 바이오테라퓨닉스가 공동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경구용 치료제 ‘몰누피라비르’의 효능이 초기 임상시험을 통해 예측한 결과보다 다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26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는 머크가 미 식품의약국(FDA)에 제출한 최신 연구 결과 보고서를 인용해 “몰누피라비르가 중증질환 환자의 입원 및 사망 위험을 30% 감소시키는 데 그쳤다”고 전했다. 앞서 10월 공개된 임상시험 중간 분석 보고서에선 이 수치가 50%였다. 머크는 몰누피라비르 복용 집단에서 사망자가 1명 발생했고, 위약을 복용한 대조군에서 9명이 숨졌다고 설명했다.

미국 미네소타의대 데이비드 불웨어 교수는 “0%보다는 더 낫고, 출발점으로서 적당하다”며 “여전히 30% 효능이 있다는 건 고위험군에는 여전히 좋다는 의미”라고 워싱턴포스트에 평했다.

머크는 FDA에 몰누피라비르에 대한 긴급사용 승인을 신청한 상태다. 몰누피라비르는 알약 형태라 집에서도 복용 가능하고, 보관·유통이 쉬워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판도를 바꿀 ‘게임 체인저’로 꼽힌다. 승인을 받으면 세계 최초로 ‘먹는 코로나19 치료제’가 탄생하게 된다.

이날 FDA는 이 약을 복용한 고위험 환자들의 입원 및 사망 감소에 따른 이점을 잠재적 위험성과 비교 평가해 달라고 전문가 자문단에 요청했다. 아울러 소속 과학자들이 기존 자료에 대한 검토를 끝낸 뒤에 머크가 새로운 임상시험 자료를 제출했기 때문에 최종 분석 결과는 바뀔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FDA는 “안전성과 관련해 중요한 문제는 발견되지 않았다”면서도 “임산부에 대한 잠재적 위험과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돌연변이가 발생할 가능성 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FDA 전문가 자문단은 30일 회의를 열어 몰누피라비르 긴급사용 승인 권고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후 FDA가 최종 결정을 내리게 되는데, 통상적으로 전문가 자문단의 견해를 따라 왔다.

앞서 이달 초 영국은 세계 최초로 몰누피라비르 긴급사용을 승인했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증상이 시작된 지 5일 이내인 18세 이상 환자에게만 투여한다. 한국도 머크와 40만4,000명 분량 공급 계약을 맺고 내년 2월 안에 국내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김표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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