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삼·비타민보다 빠른 성장세 '개별인정형 원료'…건기식 게임체인저 부상

입력
2021.11.29 15:00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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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사 개발해 식약처 허가받는 개별인정형 원료
지난해 건기식 시장서 홍삼 다음 점유율
독점 생산권·판매권 확보…건기식 선점할 무기로

제조사가 연구·개발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를 받는 '개별인정형 원료'가 건강기능식품 시장에서 점유율을 키우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제조사가 연구·개발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를 받는 '개별인정형 원료'가 건강기능식품 시장에서 점유율을 키우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기존에 없던 원료를 제조사가 연구·개발하는 '개별인정형 원료'가 건강기능식품(건기식) 게임체인저로 부상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지난 2년간 부쩍 성장한 건기식 시장에서 개별인정형 원료는 빠르게 점유율을 높이며 시장 전체를 키웠기 때문이다.

건기식 업계는 홍삼, 비타민, 오메가3 등 잘 알려진 고시형 원료만 구입하던 패턴에서 벗어나 각자의 목적에 따라 기능을 꼼꼼히 확인하고 구입하는 소비자가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제조사 개발 원료, 건기식 시장서 점유율 '쑥'

건강기능식품 원료별 점유율. 그래픽=김문중 기자

건강기능식품 원료별 점유율. 그래픽=김문중 기자

29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건기식 생산실적은 2조2,642억 원으로 전년 대비 16.3% 증가했다. 이 중 개별인정형 원료의 점유율은 21.2%로, 홍삼(26.4%)에 이어 2위다. 홍삼은 전년 대비 점유율이 3%포인트 감소한 반면 개별인정형 원료는 2.6%포인트 늘었다.

개별인정형 원료는 식약처가 '건강기능식품공전'에 고시한 원료가 아닌, 제조사가 개별적으로 식약처의 심사를 받아 사용할 수 있는 원료다. 소재 발굴부터 임상시험까지 수년의 연구를 거쳐야 하고 안전성, 기능성, 규격 등 식약처의 까다로운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누구나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고시형 원료보다 장기간 공력과 비용을 쏟아야 하는 만큼 진입장벽도 높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개별인정형 제품 중 판매 점유율 1위는 콜마비앤에이치가 단독 제조하는 면역기능개선제품 '헤모힘'이다. 이 외에 프롬바이오(3종), 뉴메드(5종) 등 건기식 전문 업체들이 개별인정형 원료로 코로나19 확산 시기 매출 상승 효과를 누렸다.

'독점권 확보'로 시장 선점…구매 패턴 변화도

높은 진입장벽에도 개별인정형 원료 개발에 뛰어드는 이유는 독점권 확보 때문이다. 원료를 개발하면 6년간 단독 생산·판매가 가능해 건기식 업체에는 향후 시장을 이끌 성장동력이 된다. 건기식 업체 관계자는 "차별화된 원료를 확보하면 독점권으로 수익성을 극대화하거나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수도 있다"며 "전체 시장으로 봤을 때도 입지를 다질 중요한 경쟁수단"이라고 설명했다.

세분화된 소비자의 구매 성향도 개발 경쟁을 부추기고 있다. 브랜드나 제품의 유명세에 따라 건기식을 구매하던 형태에서 면역력 증진, 특정 신체부위 기능 개선 등 다양한 목적에 따라 제품을 구입하는 수요가 늘었다는 것이다. 프롬바이오 관계자는 "소비자가 건기식을 찾는 이유와 관심을 갖는 원료의 종류도 다양해졌다"며 "소비자가 원료를 공부하게 되면서 생소한 원료도 공신력을 갖췄다면 구매까지 빠르게 연결된다"고 전했다.

업계는 신체건강뿐 아니라 체형 관리와 이너뷰티 등 기능별로 원료 개발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한다. 뉴메드 관계자는 "내년에 체지방 감소, 전립선 건강 등 다방면으로 10여 건의 원료를 신청할 방침"이라며 "개별인정형 원료를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업체의 전문성을 나타내는 만큼 한동안 원천기술을 늘리기 위한 개발 경쟁이 치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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