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수용시설이 드러낸 한일 인권 의식

입력
2021.11.09 04:30

3월 일본 나고야 출입국 재류관리국에 수용돼 있다 숨진 스리랑카인 위슈마 산다마리씨의 생전 모습. 유족 공개


방에는 침대 하나뿐, 그 안에 변기와 세면대가 있다. 침대와 벽 사이는 겨우 지나갈 정도로 좁다. 스리랑카 여성 위슈마 산다마리(사망 당시 33세)씨가 반년 동안 갇혀 있던 일본 나고야의 출입국 재류관리국 외국인 수용소 내부다.

그는 올해 1월 중순부터 구토와 식욕 부진을 호소하며 ‘가방면’을 요구했지만 인정되지 않았고, 병원에 데려가 달라고 했지만 묵살됐다. 침대에서 떨어진 그가 도와달라고 외쳤는데도 3시간이나 방치하는 일도 있었다. 여러 차례의 도움 요청을 거부당한 위슈마씨는 상태가 악화돼 지난 3월 6일 사망했다.

아사히신문과 마이니치신문 등이 올해 내내 적극적으로 후속 취재하며 보도한 이 사건은 일본의 외국인에 대한 차별과 비인도적 대우 실태를 드러냈다. 재일코리안 차별이나 부락민, 아이누인, 장애인, 외국인, 여성에 대한 차별 등 일본에 뿌리 깊은 차별 의식을 드러내는 기사를 접할 때마다 ‘선진국’ 일본의 인권 의식이 아직도 기대 이하라는 데 실망한다. 하지만 바로 동시에 ‘한국은?’ 하고 되묻게 된다. ‘글로벌 혁신지수 세계 5위’를 자랑하는 ‘선진국’이지만 우리나라의 차별 의식은 일본 못지않고, 오히려 더한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최근 화성외국인보호소에서 외국인 수용자를 등 뒤로 손발을 묶고 포승줄로 연결한 ‘새우꺾기’ 자세를 시키고 수시간 격리한 사실이 밝혀진 것도 그 예 중 하나다. 보호소는 2019년 4월에도 수용 외국인에게 새우꺾기 자세를 취하도록 해 국가인권위원회 조사를 받은 적이 있다. 당시 인권위가 이를 유엔 고문방지협약 16조가 금지하는 행위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지만 반복된 것이다.

정부와 지자체가 자국에서 일하며 장기 체류하는 외국인을 배제하고 자국민에게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지원금을 지급함으로써 공식적으로 외국인을 차별한 곳도 한국이 선진국 중 거의 유일하다. 하루빨리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통과시키고 사회 문화적으로 뿌리 깊은 차별 의식 타파에 나서는 것이야말로 진짜 ‘극일(克日)’일지 모른다.

도쿄= 최진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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