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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만에 3%대' 고삐 풀린 물가… 당분간 물가 잡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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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 대비 3.2% 오르면서 9년 9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뛰었다. 4월부터 6개월간 2%대 물가상승률이 이어지는 동안 정부는 별다른 대책 없이 "안정화될 것"이라는 '공수표' 메시지만 보냈고, 그사이 물가는 더 뛰었다.
물가 오름세가 심상치 않자 정부는 유류세 인하 카드를 꺼내는 등 뒤늦게 물가 안정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원자재 상승에 소비 회복 기조도 본격화되고 있어, 단기간에 물가가 잡히지는 않을 전망이다.
2일 통계청의 10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물가지수는 전년 대비 3.2% 상승한 108.97(2015년=100)로 집계됐다. 이는 2012년 1월(3.3%)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고, 같은 해 2월(3.0%) 이후 처음으로 3%대로 올라선 것이다.
지난달에도 기름값 상승이 물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석유류 물가는 지난해보다 27.3% 올랐는데 이는 2008년 8월(27.8%) 이후 가장 큰 폭이다. 석유류를 포함한 공업제품 물가 상승률은 4.3%로 2012년 2월(4.7%)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뛰었다.
서비스 물가는 1년 전보다 3.2% 올랐다. 특히 공공서비스 물가가 5.4% 뛰었는데, 2001년 12월(5.4%) 이후 최대 폭이다. 다만 이는 지난해 10월 통신비 지원에 따른 기저효과가 반영된 영향이다.
2%가 넘는 고물가는 4월부터 7개월째 지속되고 있지만 정부는 “일시적이다”, “하반기에는 1%대로 회복한다”는 낙관론만 펼치다 물가가 3%대까지 오르는 것을 막지 못했다. 통계청도 하반기 유가가 계속 오르면서 물가 상승이 장기화할 것까지는 예측하지 못했다.
정부가 계란 수입, 옥수수 수입 할당관세 인하 등 조치에 나섰지만, 이 같은 대응이 결과적으로는 ‘소극적’이었다는 지적도 피할 수 없게 됐다. 정부의 만류에도 낙농업계는 우윳값 인상을 강행해 다른 가공식품 인상으로 이어졌다.
11월 이후에도 물가가 잡히기를 장담하기는 힘들다. 지난해 10월 통신비 지원으로 물가가 낮아진 기저효과(0.67%포인트)가 작용했다지만, 막상 11월 물가지수가 10월보다 더 낮아 기저효과 완화를 기대할 수 없게 됐다.
물가 상승세를 잡아줄 유류세 인하 효과도 다음 달부터 반영될 예정이라 11월 물가 역시 불안할 전망이다. 정부는 한시라도 빨리 유류세 인하 효과가 나타나도록 알뜰주유소·직영주유소에서는 12일부터 바로 기름값을 깎도록 요청하고 나섰다.
‘위드 코로나’에 따른 소비심리 회복은 경기에는 긍정적이지만 물가를 밀어 올릴 또 다른 요인이다. 정부가 소비진작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소비쿠폰 △신용카드 캐시백 △코리아세일페스타 등 각종 정책을 쓰는 것도 물가를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한국은행도 4분기 물가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 조사국은 “4분기 물가상승률은 전분기(2.6%)보다 높아지며 연간 상승률도 8월 전망한 수준(2.1%)을 웃돌 전망”이라며 “글로벌 공급 병목 현상이 장기화될 경우 한국의 물가상승 압력을 높일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물가 상승세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한은이 이달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상할 가능성은 더욱 높아졌다. 이날 한은이 공개한 지난달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에 따르면, 이주열 총재를 제외한 금통위원 6명 중 4명이 11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는 입장을 강하게 피력했다. 한 위원은 “향후 물가전망의 상방리스크가 커진 것으로 평가된다”며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하더라도 경제회복세를 제약할 정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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