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한 댓글 난무하던 야후재팬, 동해 어선 좌초 기사 댓글란 폐쇄

입력
2021.10.22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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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플 많을 경우 인공지능이 자동 댓글 폐쇄
야후 재팬 '댓글 건전화 정책'에 찬반 갈려

야후 재팬이 19일 인공지능(AI)을 사용한 새로운 댓글 관리 정책을 발표하면서 사용한 AI의 기준 위반 댓글 자동 삭제 개념도. 기준 위반 댓글이 너무 많을 경우 아예 댓글을 달 수 없도록 댓글란 전체를 숨기는 기능도 추가됐다. 야후 재팬 홈페이지 캡처

야후 재팬이 19일 인공지능(AI)을 사용한 새로운 댓글 관리 정책을 발표하면서 사용한 AI의 기준 위반 댓글 자동 삭제 개념도. 기준 위반 댓글이 너무 많을 경우 아예 댓글을 달 수 없도록 댓글란 전체를 숨기는 기능도 추가됐다. 야후 재팬 홈페이지 캡처


일본 최대 포털사이트인 야후 재팬이 최근 동해에서 한국 어선이 좌초됐다는 기사에 달린 댓글란을 폐쇄했다. 기준을 위반한 댓글이 너무 많을 경우 인공지능(AI)이 댓글창을 숨기도록 한 시스템을 지난 19일부터 도입한 데 따른 것이다. ‘혐한·혐중 악플의 온상’으로 지목됐던 야후 재팬의 댓글 문화에 변화가 올지 주목된다.

22일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댓글란의 ‘숨김 기능’이 작동된 기사는 ‘한국 어선 전복, 9명 불명… 시마네·오키 북쪽 200㎞(바로가기)’라는 제목의 교도통신발 기사다. 지난 20일 오후 2시쯤 독도 북동쪽 공해상에서 민간 어선이 전복된 사건에 대한 기사로, 댓글란에는 “위반 댓글 수 등이 기준을 초과해 의견을 숨겼다”는 설명만 있을 뿐 댓글을 다는 기능이 없다.

야후 재팬의 댓글란 숨기 기능이 작동된 경우 이 같은 설명이 표시된다. "위반 코멘트 수 등이 기준을 초과하였기 때문에 코멘트란을 숨기고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이쪽을 봐 주세요"라고 적혀 있다. 야후 재팬 캡처

야후 재팬의 댓글란 숨기 기능이 작동된 경우 이 같은 설명이 표시된다. "위반 코멘트 수 등이 기준을 초과하였기 때문에 코멘트란을 숨기고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이쪽을 봐 주세요"라고 적혀 있다. 야후 재팬 캡처


신문은 해당 기사에 어떤 댓글이 달렸는지에 대한 정보를 전혀 전하지 않았지만 그동안 혐한·혐중 댓글이 많이 달려 ‘넷우익의 소굴’로 불렸던 야후 재팬인 만큼, 인명 피해에도 불구하고 좋아하거나 비아냥거리는 댓글이었을 가능성이 있다.

댓글란 숨김 기능이 적용된 또 다른 사례는 중국의 음식점에서 가스 폭발 사고로 4명이 사망하고 47명이 부상했다는 내용(바로가기)이다. 이 기사에도 “위반 댓글 수 등이 기준을 초과해 의견을 숨겼다”는 설명만 있을 뿐 댓글을 게시할 수 없었다. 역시 인명 사고인데도 이를 고소해하는 혐중 댓글이 달렸을 것으로 추측된다.

앞서 야후 재팬은 지난 19일 변경된 댓글 정책을 발표하면서 댓글란 전체를 폐쇄하는 ‘숨김 기능’을 개시한다고 밝혔다. 악플에 대한 대책으로, 일정 수준을 넘어 기준을 위반하는 댓글이 집중된 경우 AI가 자동으로 댓글란을 숨긴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기능이 적용된 실제 사례가 나오자 의견은 갈리고 있다.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는 “실종자가 나왔는데도 (기준) 위반 코멘트가 많다니, 슬픈 나라” “로켓 발사 실패 뉴스에도 악플투성이였다” “너무 우매한 댓글이 많아 야후 뉴스 댓글은 안 본 지 오래됐다”며 혐한 댓글을 다는 사람을 비판하고 야후의 정책에 동조하는 의견이 많았다. 반면 우익 계열 커뮤니티에선 “표현의 자유를 억업한다”는 불만도 나왔다. 야후 재팬 홍보실은 “새 기능이 완벽한 것이 아님을 알고 있다”며 “향후 전문가 회의 등을 통해 개선을 거듭해 가겠다”고 밝혔다고 마이니치신문은 전했다.

도쿄= 최진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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