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팡이 짚는 모양새로" 김웅, 심재철 장애 이용 ... "인권의식 없나" 비판

입력
2021.10.20 16:10
수정
2021.10.20 17:37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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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웅, 조성은과 통화서 "지팡이 짚는 모양새 좋다"
다리 불편한 심재철 고발장 접수 동행 제안 논란
누리꾼들 "검사내전 검사의 낮은 소수자 인식"

20일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의 환경부·기상청 종합국감에서 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질의를 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20일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의 환경부·기상청 종합국감에서 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질의를 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장애인 비하 논란에 휩싸였다. 석열 검찰의 고발 사주 의혹 제보자 조성은씨와의 통화에서 "심재철 의원이 지팡이를 짚고 가는 모양새가 좋을 것 같다"고 발언한 게 문제가 됐다. 장애인의 신체적 약점을 정쟁에 활용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어 비판이 나온다.

MBC PD수첩은 19일 김웅·조성은 통화 녹취록 파일을 공개했다. 김 의원이 검찰과 모의해 국민의힘에 고발장을 전달하고, 조씨가 이를 검찰에 접수하도록 상세히 지시한 내용이다.

김 의원은 이 과정에서 조씨에게 당시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5선 의원이자 원내대표였던 심재철 전 의원이 동행하면 좋겠다는 의견을 냈다. 장애인인 심 의원이 불편한 몸을 이끌고 나온다면 국민의힘이 이 문제를 심각하게 인지한다는 걸 잘 전달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심 의원은 1993년 교통사고로 중상을 입고 후유증으로 다리가 불편해 지팡이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누리꾼들 "장애인 단체·심재철, 가만히 있으면 안 돼"

지난해 2월 18일 심재철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지난해 2월 18일 심재철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온라인에선 김 의원이 소수자에 대한 낮은 인식을 드러냈다며 비판이 쏟아졌다. 누리꾼들은 "자신의 목적을 위해 장애인을 수단으로 이용하려고 했다는 데 소름이 끼친다"(b******), "검사 출신 의원이면 사회 지식인인데 인권 의식이 이렇게 낮을지 몰랐다"(e****)고 성토했다. 일부는 장애인 단체들이 비판 성명을 내는 등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누리꾼들은 또 "심재철의 기분이 어떨지 상상이 안 된다"(말******), "심재철은 가만히 있으면 안 된다"(f***********), "원내대표를 이렇게 대하는 정당이 어딨나"(한******)라며 심 전 의원을 안타깝게 바라봤다.

김 의원이 이름을 알린 책 '검사내전'도 비판의 대상이 됐다. 검사내전은 김 의원이 18년 동안 검사 생활을 하며 느꼈던 세상사를 진솔하게 쓴 책으로 호평을 받았다. 김 의원은 이 책으로 '스타 검사' 반열에 올랐고, 2019년 드라마로 만들어지며 재조명받았다.

그러나 누리꾼들은 이번 사건으로 검사내전에 나온 내용을 믿을 수 없게 됐다며 따가운 시선을 보냈다. 이들은 "책을 읽고 김웅을 좋게 봤는데 실망스럽다"(f******), "TV에 출연하며 좋은 말을 많이 했던 김웅인데"(그***)라며 씁쓸해했다.



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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