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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변희수 하사 사건 항소에 신중 기류… "항소 실익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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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전환(성확정) 수술을 한 고(故) 변희수 전 하사의 ‘강제 전역’이 부당하다는 1심 판결에 대해 정부가 항소 여부를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 청와대는 "지금 정부 차원에서 필요한 건 소송이 아니라 성소수자 군복무에 대한 제도 정비"라는 입장이다. 다만 군 당국이 "군의 특수성을 고려해야 한다"며 항소 의지를 접지 않고 있는 것이 변수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17일 한국일보에 “변 전 하사가 생전에 큰 고통을 받았고 국민들도 고인의 아픔에 공감하고 있다”며 “청와대는 항소가 아니라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군에 전달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인권변호사 출신인 문재인 대통령도 청와대 참모들에게 "항소는 고인에 대한 2차 가해가 될 수 있다"는 취지의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전지법은 지난 7일 “성전환 수술을 통한 성별 전환이 허용되는 상황에서 변 전 하사의 성별은 여성으로 평가해야 한다”며 군의 강제 전역이 원천 무효라고 판단했다. 항소해도 같은 판단이 나올 가능성이 커 "항소의 실익이 없다"는 게 청와대 분위기다.
미국, 영국, 이스라엘 등 20여 개 국가에선 성전환자의 군복무를 허용하고, 일부 국가는 수술ㆍ상담 비용까지 지원한다. 유엔인권최고대표사무소는 지난해 “성 정체성에 따른 차별은 국제인권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서한을 한국 정부에 보냈다.
다만 군은 항소를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남영신 육군참모총장은 13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당시 수뇌부는 법령과 제도로 판단했고, 당시 상황에선 정당하게 판단한 것으로 본다”고 했다. 군 관계자는 “항소를 포기하면 군이 1심 판결만으로 성소수자 군복무 문제를 판단했다는 비판이 나올 수 있다”고 했다.
청와대와 군 당국이 변 전 하사 항소 문제를 놓고 맞서는 것은 최악의 시나리오인 만큼, 청와대는 일단 군의 판단을 존중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진다. 다만 군 당국이 청와대 기류를 읽고 물러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변 전 하사는 군복무 중인 2019년 성전환 수술을 받았다. 지속적인 복무를 희망했지만 지난해 1월 ‘심신 장애’를 이유로 강제 전역됐다. "성전환자도 훌륭한 군인이 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며 소송을 제기했지만, 지난 3월 첫 변론을 앞두고 극단적 선택을 했다. 유족이 원고 자격을 이어 받아 재판을 진행, 강제 전역 취소 처분을 받았다. 군이 항소를 포기하면 변 전 하사는 복직과 동시에 순직 처리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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