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이른 한파에 서울 첫 얼음... 추위 18일 낮부터 풀려

입력
2021.10.17 14:05
수정
2021.10.17 14:26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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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같은 가을'에서 '겨울 같은 가을'로?
원인은 18호 태풍 곤파스 영향?
아열대고기압 약해지자 시베리아 찬공기 남하

17일 제주 한라산에서 관측된 상고대. 기상청 제공

17일 제주 한라산에서 관측된 상고대. 기상청 제공

17일 서울 아침 일부 지역의 최저기온이 영하를 기록하는 등 전국 대부분 지역이 올가을 들어 가장 추웠다. 서울에서는 올가을 첫 얼음이, 제주 한라산에서는 첫 상고대(나무나 풀에 내려 눈처럼 된 서리)가 관측되기도 했다.

기상청은 이날 “전국에 발효 중이던 한파특보는 아침 10시에 모두 해제됐으나, 이번 추위는 18일 아침까지 이어진다”고 밝혔다. 이날 전국 아침 기온은 영하 3도∼영상 7도로 전날(16일) 아침보다 10~15도가 낮았다. 바람도 강해 체감온도는 이보다 더 낮았다. 특히 서울 최저기온이 1.3도까지 내려가면서 1954년 10월 13일(1.2도) 이후 67년 만에 가장 낮은 10월 중순 기온을 기록했다. 은평구(영하 1.8도)와 중구(영하 0.4도) 등 일부 지역은 영하로 떨어지기도 했다.

이런 영향으로 서울, 강원 춘천과 대관령, 경북 안동 등지에서는 첫 얼음이 관측됐다. 한라산 정상 부근 기온이 영하 4도에서 영상 2도 내외의 분포를 보이면서 올가을 첫 상고대가 관측됐다.

이날 10월 중순 최저기온으로 가장 낮은 기온(극값)이 기록된 곳도 많았다. 북춘천(영하 2도)을 비롯해 파주(영하 2도), 정선군(영하 0.7도), 상주(1도), 속초(2.2도), 고창(2.9도) 등에서 10월 중순 기준 관측 기간 최저기온을 경신했다.

늦더위에서 한파로 갑자기 기온이 바뀐 건, 18호 태풍 '곤파스'의 간접 영향으로 풀이된다. 필리핀 동쪽 해상에서 발생해 베트남을 향해가던 곤파스가 아열대고기압 세력을 한반도로 밀어올려 늦더위를 부추겼는데, 14일 소멸된 후 아열대고기압 세력이 약화했다. 그러자 시베리아 대륙에서 발달해온 찬 공기가 한반도로 내려오면서 늦여름에서 초겨울 날씨로 한번에 건너뛴 것이다.

기상청은 이번 추위가 18일 아침까지 계속되다 낮부터 차츰 기온이 오를 것으로 예보했다. 18일 최저기온은 -2~8도, 최고기온은 13~20도로 전망된다.

17일 아침 서울에서 올가을 첫 얼음이 얼었다. 기상청 제공

17일 아침 서울에서 올가을 첫 얼음이 얼었다. 기상청 제공


이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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