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크기만 3m 육박, 인니 식물원에 “시체꽃이 피었습니다”

입력
2021.10.14 16:26
평균 7~10년 만에 개화 
일주일도 안 돼 시들어

13일 자정 무렵 만개한 시체꽃 아모르포팔루스 티타눔. CNN인도네시아 캡처

인도네시아 한 식물원에 꽃 크기가 3m에 육박하는 시체꽃이 피었다.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꽃으로 알려진 시체꽃은 평균 7~10년 만에 개화한다. 정작 피어 있는 기간은 일주일이 채 안 된다.

14일 CNN인도네시아 등에 따르면 수도 자카르타 남쪽 치안주르의 치보다스 식물원에 있는 '아모르포팔루스 티타눔(타이탄 아룸)'이 12일 오후 3시부터 피기 시작해 13일 0시 31분쯤 활짝 피었다. 자줏빛이 도는 꽃의 크기는 289㎝, 둘레는 145.5㎝다. 꽃차례 또는 육수화서(꽃 가운데 축)만 128㎝에 달했다. 식물원 관계자는 "보기 드문 순간"이라고 설명했다.

천남성과에 속하는 타이탄 아룸의 인도네시아 명칭은 붕아 방카이(bunga bangkai), 우리나라 말로 번역하면 시체(bangkai)꽃(bunga)이다. 파리, 풍뎅이 등 꽃가루 매개체를 유혹하기 위해 시체 썩는 냄새를 풍긴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이 원산지다. 서양에는 1878년 서부수마트라주(州) 아나이 계곡 주변을 탐험한 이탈리아 식물학자에 의해 알려졌다. 야생에선 멸종 위기에 놓인 세계적 희귀식물군에 속하며, 1999년부터 인도네시아 정부가 법으로 보호하고 있다.

지난해 5월 인도네시아 보고르 식물원에 활짝 핀 시체꽃 아모르포팔루스 티타눔. 자카르타포스트 캡처

이번에 만개한 시체꽃은 서부수마트라주 크린치스블라트국립공원에서 채취해 2003년 치보다스 식물원에 심었다. 1개의 모체에서 나온 씨앗이 번식해 현재 13개가 있다. 1개는 발아 단계, 4개는 생장 단계, 8개는 휴면 단계다. 이번에 꽃이 핀 개체는 지금까지 세 번 개화했다. 지난해 9월 기자가 찾아갔을 때는 말라비틀어진 것처럼 흔적만 남아 있었다. 지난해 5월엔 보고르 식물원에 350㎝짜리 시체꽃이 피었다.

자카르타= 고찬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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