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안 가는 日 초·중학생 사상 최대 19만명… 학생 자살도 최다

입력
2021.10.1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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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부과학성 2020년 조사 사상 최악 기록
코로나19에 따른 생활환경 변화도 원인

일본 문부과학성이 매년 발표하는 부(不)등교(등교 거부) 학생 수 추이. (단위: 만명)

일본 문부과학성이 매년 발표하는 부(不)등교(등교 거부) 학생 수 추이. (단위: 만명)


일본에서 2020년도(2019년 4월~2020년 3월)에 30일 이상 등교하지 않아 ‘부(不)등교’로 간주된 초·중학생이 19만명을 넘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에 따른 생활 환경의 변화도 원인으로 보인다. 학생 자살 건수도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14일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전날 문부과학성이 초·중·고교와 교육위원회 등을 통해 조사해 발표한 부등교 학생 수는 초등생 6만3,350명, 중학생은 13만2,777명으로 총 19만6,127명이었다. 등교하지 않는 학생은 8년 연속 늘어 1991년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많았다.

주된 요인은 ‘무기력, 불안’이 46.9%로 전년도에 비해 7.0%포인트 증가했다. 다음으로 ‘생활리듬 흐트러짐, 놀이, 비행’이 12.0%였다. 등교 거부는 아니지만 코로나19 감염을 피하기 위해 30일 이상 출석하지 않은 장기 결석자도 초·중·고교에서 3만287명에 달했다.

초·중·고교생 자살자 수도 조사를 시작한 1974년 이후 가장 많았다. 초등생은 7명(3명 증가), 중학생은 103명(12명 증가), 고교생은 305명(83명 증가)이었으며, 특히 여고생은 전년보다 68명이나 증가한 131명에 달해 2배로 급증했다. 자살 학생의 상태 조사 결과 가정 불화나 정신 장애, 진로 문제와 부모의 질책 등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등교 거부 학생이 증가한 데 대해 문부성은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한 일제 휴교나 분산 등교 등으로 생활 리듬이 흐트러지기 쉬웠고, 체육대회나 문화제, 동아리 활동 같은 학교 행사도 감염 방지를 위해 제한돼 등교 의욕이 없었던 것으로 추정했다. 또 자살의 배경으로 지목된 가정 불화나 부모의 질책은 전에도 많았지만, 코로나19로 부모나 자녀 모두 집에 있는 시간이 늘면서 가정에서 느끼는 답답함이 전보다 더 커진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초·중·고교에서 집단 괴롭힘 인지 건수는 7년 만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감염 대책으로 접촉이 줄어든 게 원인으로 보인다. 반면 PC나 스마트폰 등 디지털 기기를 사용한 욕설 등은 5.3% 증가해 2006년 이 항목이 추가된 이후 최다로 늘었다.

도쿄= 최진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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