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토스도 막혔다... '대출 피난민' P2P대출로 몰린다

입력
2021.10.14 18:00
풍선효과로 고금리에도 대출 가능한 곳에 사람 몰려
불법 사금융으로 몰리는 사람도 늘어

14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한 은행에 대출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옥죄기가 금융권 전반으로 확산하면서, '급전'이 필요한 사람들이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온투업·P2P금융)으로 대거 몰리고 있다. 이자가 10%대로 비교적 높아도, 돈을 구하지 못한 사람들이 P2P 대출로 몰리는 풍선효과가 본격화하고 있는 셈이다. 그나마 대출 숨통을 터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토스뱅크마저 대출 중단을 선언하면서 P2P금융과 대부업을 찾는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14일 금융결제원의 온투업 중앙기록관리기관(P2P센터)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13일 기준 등록된 21개 P2P금융 업체의 한 달 누적 대출금액은 1조 4,163억 원에서 1조 5,690억 원으로 약 1,527억 원(10%) 증가했다. 은행권과 제2금융권의 대출 조이기가 본격화했던 기간 P2P대출을 찾는 수요가 크게 늘어난 것이다. 다만 같은 기간 대출 잔액은 8,507억 원에서 8,435억 원으로 72억 원가량 줄었다.

이 기간 전체 P2P대출 잔액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형태는 부동산 담보대출(67%)이었다. 온투업법 시행 이후 P2P금융 업체에서 부실률이 높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개인신용 취급을 줄이면서 부동산 담보대출에 집중하는 경향이 강해졌기 때문이다. 상위 3개 업체(투게더펀딩·피플펀드·어니스트펀드)의 경우 같은 기간 대출 잔액은 119억 원가량 줄었지만, 부동산담보대출은 오히려 69억원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개인신용대출은 17억원 가량 감소했다.

상품 유형별 P2P대출 잔액 비중(단위: %)
(자료: P2P센터)


개인 간 대출과 투자를 중개해주는 P2P금융은 올해 8월 말부터 온투업법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서 합법 테두리 안에 있으면서도 대출규제를 받지 않는 영역이 됐다. 그동안 은행과 2금융권은 대출 총량 규제에 발목이 잡혀 연이어 대출 중단을 선언하거나 한도를 대폭 축소했고, '3금융권' 대부업마저 법정 최고금리가 20%로 낮아지면서 중·저신용자들에게 대출을 꺼리는 현상이 심해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달 초 새롭게 문을 연 토스뱅크마저 출범 9일 만에 당국이 허용한 5,000억 원 대출 한도를 다 채우면서 이날 대출 중단을 선언했다. 급하게 대출이 필요한 사람들에게는 사실상 P2P금융이 유일한 합법적 선택지가 된 것이다.

문제는 P2P대출은 통상 10%대 고금리 대출인 경우가 많다는 데 있다. 이론적으로는 고신용자의 경우 5~8%대 대출도 가능하지만, 실제로 현재 P2P금융 업계에서는 신용도가 800점 이상이더라도 10% 이하 금리가 적용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신용도가 비교적 낮은 경우 금리가 20%에 육박할 가능성이 높다. 정부의 강한 대출 규제에 차주들이 울며 겨자먹기로 높은 이자 비용을 감당해내야 하는 셈이다.

정부의 강력한 가계대출 규제가 지속되면서 고신용자마저 2·3금융권으로 밀려나는 '풍선효과'가 이어져 불법 사금융에까지 손을 대는 중·저신용자들이 점차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관계자는 "불법 사금융 시장이 성행할수록 시장 전체가 부실화할 위험이 커진다"라며 "정부가 어느 정도 대출 숨통을 틔워주지 않으면 악순환이 계속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곽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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