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A] '의원 정리해고' 日 중의원 해산... 어떻게 진행되나요?

입력
2021.10.14 11:33
일왕 서명하지만 실질적 권한은 총리가
중의원 의장이 '해산' 외치면 '만세' 관행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4일 도쿄 총리 관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14일 중의원 해산, 31일 총선 실시 일정을 발표했다. 도쿄=AP 뉴시스


일본이 14일 오후 1시 중의원 해산 절차를 진행한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고유 권한인 의회 해산권을 발동하고 오는 19일 총선(중의원 선거)을 공시, 31일 투·개표 실시 등의 일정을 결정한다. 중의원 해산은 아베 신조 전 내각 당시인 2017년 9월 28일 이후 4년 만이다. 정해진 일정으로 총선을 치르는 한국과 달리 중의원 해산을 통해 조기 총선을 치르는 일본의 제도를 문답식으로 설명한다.

Q. 중의원 해산이란 무엇인가요.

A. 일본의 의회 해산 제도로, 임기가 만료하지 않은 중의원 의원 전원의 지위를 상실케 하는 것을 말합니다. 요미우리신문의 비유를 들자면 ‘의원에 대한 정리해고 선언’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일본 국회에는 참의원과 중의원이 있는데, 중의원에만 해산 제도가 있습니다. 중의원을 해산하면 의원을 다시 뽑기 위한 총선이 40일 이내에 치러집니다.

Q. 중의원 해산 권한은 총리에게 있나요, 일왕에게 있나요.

A. 헌법상 중의원 해산은 일왕의 국사행위 중 하나로 돼 있습니다. 형식적으로는 일왕이 최종 서명하지만, 실질적 권한은 총리에게 있습니다. 총리가 자신에게 유리한 정치 일정을 고려해 해산권을 행사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다만 전임 스가 요시히데 총리는 지난달 초 그달 중순 해산할 계획을 세웠다가 아베 전 총리의 강한 반대로 포기하고 해산권을 행사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기시다 총리는 14일 해산, 19일 중의원 선거 고시, 이달 31일 투·개표로 해산 일정을 정했습니다. 지난 2일 자 요미우리신문 1면 톱에 ‘14일 해산 다음 달 7일 총선, 기시다 의향 굳힌다’는 기사가 났는데, 기시다 총리의 생각과 달랐기 때문에 이를 보고 “내 권한인데 누구한테 듣고 멋대로 쓰냐”고 화를 냈다는 후문도 있습니다.

2017년 9월 28일 정오 소집된 본회의에서 중의원 해산이 결정되자 만세 삼창을 하는 모습을 아베 신조 당시 일본 총리가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다. 도쿄 교도=연합뉴스


Q. 해산 절차는 어떻게 됩니까.

A. 먼저 오전에 총리가 해산을 각의(각료회의, 우리나라의 국무회의에 해당)에 자문하면, 각료 전원이 해산 조서 결정을 위한 각의서에 서명합니다. 중의원 해산에 대한 각의 결정이 내려지면 내각 총무관이 일왕의 거처인 고쿄로 가서 일왕에게 서명, 날인을 받은 해산 조서를 받습니다. 조서 자체는 공문서로 보관되며, 같은 문구의 전달서가 관방장관으로부터 중의원 사무총장을 거쳐 국회의장(오시마 다다모리 중의원 의장)에게 전해집니다. 의장이 이를 낭독함으로써 중의원은 해산됩니다. 중의원 의장이 ‘중의원 해산’을 말하면 일제히 만세를 부르는 관례가 있습니다.

Q. 이번 중의원 해산의 특징이 있나요.

A. 그동안 일본 정계에선 10월 26일 공시, 11월 7일 투ㆍ개표를 예상하고 있었지만 기시다 총리는 이를 1주일 앞당겨 실시하겠다고 총리 취임 직후 발표했습니다. 해산에서 투표까지 불과 17일 동안에 선거전을 치러야 합니다. 이는 일본에서 역대 최단기간입니다. 또한 현재의 중의원 임기는 이번 달 21일까지여서 원래 임기가 끝난 후에 총선을 치르게 되는데, 이는 처음 있는 일입니다.

일본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감염자 수가 급감하면서 지난 1일부로 긴급사태선언을 일제히 해제했다. 현재 하루 확진자 수가 1,000명도 되지 않는다. 1일 도쿄 시나가와역에서 마스크를 쓴 직장인들이 출근하고 있다. 도쿄=AP 연합뉴스


Q. 이렇게 총선 시기를 앞당긴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일본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감염자 수가 1년 전 수준으로 급감했습니다. 최근에는 하루 1,000명도 나오지 않습니다. 하지만 언제 다시 재확산될지는 알 수 없습니다. 혹시라도 긴급사태 해제 후 사람의 흐름이 많아지면서 다시금 확산될지 모르는 일입니다. 그 전에 빨리 선거를 치르는 것이 유리하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스가 내각 당시 30% 미만까지 추락했던 지지율도 자민당 총재 선거전 및 새 내각 출범과 함께 50% 전후로 높아졌고, 자민당에 대한 지지율도 크게 회복됐습니다. 하루라도 빨리 총선을 치러야 가능한 한 많은 의석을 확보할 수 있는 셈입니다.

Q. 일본 여야 중의원 선거 공약은 어떻습니까.

A. 이번 여야 모두 ‘분배’를 통한 ‘격차 시정’을 총선 공약으로 내걸고 있습니다. 기시다 총리는 총재 선거 후보 시절 ‘레이와 버전 소득 배증 정책’을 내걸었고 임금 인상 기업에 대해 법인세 인하 혜택을 주는 등의 공약을 내놓았습니다. 야권 역시 ‘1억 총중류사회 부활’을 내걸었습니다.

다만 총재 선거 시절 ‘분배 없이 다음의 성장 없다’며 분배를 매우 강조했던 기시다 총리는 당선 전후 연속 8일 동안 증시가 하락하자 성장을 다시 강조하고 금융소득과세도 당분간 하지 않겠다며 보류하는 등 애초의 약속이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 야권으로부터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자민당의 중의원 선거 공약에서도 육아 가구에 대한 거주비 등의 지원 정책 등 기시다 총리의 공약이 빠졌습니다. 반면 야당에서는 ‘기시다의 분배 공약이 흔들리고 있다’며 비판하고 소비세를 한시적으로 낮추는 등의 공약을 내세우며 국민에게 호소하고 있습니다. 다만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의 지지율은 한 자릿수로 매우 낮아, 이번 총선에서도 자민당이 무난히 승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도쿄= 최진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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