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동혁 감독 "트럼프, '오징어 게임' 악당 VIP와 닮았다"

입력
2021.10.13 16:30
수정
2021.10.13 16:33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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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영화매체 '인디와이어' 인터뷰서 언급
"트럼프 대선 승리에 '오징어 게임' 제작 결심"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의 한 장면 . 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의 한 장면 . 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의 연출자 황동혁 감독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을 드라마 속 악역인 ‘VIP’에 빗대면서, 5년 전 그의 대통령 당선이 작품 제작에도 영향을 끼쳤다고 밝혔다. 금색 마스크를 쓴 여러 명의 VIP 캐릭터는 벼랑 끝 상황에 처한 낙오자 456명의 생존 게임에 돈내기를 하고, 그들의 죽음을 희희낙락하며 조롱하는 권력자 및 부자들이다.

황 감독은 10일(현지시간) 미국 영화 전문 매체 인디와이어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오징어 게임’의 VIP들 중 한 명과 닮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마치 트럼프 전 대통령이 국가가 아니라 게임 쇼를 운영하고, 사람들에게 공포를 준 것과 같은 셈”이라고 설명했다. 드라마 속 VIP들은 동물 머리 모양의 금빛 가면을 착용하고 있는데, 실제 트럼프도 금색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넷플릭스 한국 드라마 '오징어 게임'을 연출한 황동혁 감독. 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 한국 드라마 '오징어 게임'을 연출한 황동혁 감독. 넷플릭스 제공

황 감독은 드라마의 기본 얼개를 글로벌 금융위기가 몰아친 2008년쯤 떠올렸다고 했다. 그는 “당시 리먼 브러더스 사태로 한국 경제가 큰 타격을 받았고, 나 역시 경제적으로 힘겨웠다”고 회상했다. 이어 “지난 10년간 많은 문제가 있었다. (우선) 전 세계 사람들, 특히 한국 젊은이들이 모든 돈을 가상화폐에 ‘올인’하는 붐이 일었다”고 말했다. 또, “페이스북과 구글, 한국 네이버 등 정보기술(IT) 거물들이 부상했다. 이 기업들은 혁신적이지만 매우 부자가 됐다”고 덧붙였다.

‘오징어 게임’ 제작 착수의 결정적 계기로는 2016년 11월 트럼프의 미 대선 승리를 꼽았다. 황 감독은 “그러고 나서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이 됐다. 이런 모든 일이 벌어진 뒤, 나는 ‘오징어 게임’이 세상에 나와야 할 때가 됐다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미 언론들도 황 감독의 트럼프 전 대통령 관련 언급에 주목했다. 폭스뉴스는 12일 “트럼프의 당선이 ‘오징어 게임’ 구상에 영향을 줬다”고 보도했고, 경제매체 인사이더 역시 “황 감독이 트럼프를 드라마 속 악당과 비교해 ‘오징어 게임’ 구상 과정을 설명했다”고 전했다.

김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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