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마치고 하루만에 연습장 달려간 임성재... 버디 9개 잡으며 역전 우승

입력
2021.10.11 17:14
수정
2021.10.11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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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재(23)가 11일(한국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서머린TPC(파71)에서 끝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슈라이너스 칠드런스 오픈에서 경기를 마친 후 캐디와 포옹을 하고 있다. 라스베이거스=AFP연합뉴스

임성재(23)가 11일(한국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서머린TPC(파71)에서 끝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슈라이너스 칠드런스 오픈에서 경기를 마친 후 캐디와 포옹을 하고 있다. 라스베이거스=AFP연합뉴스


“신기하게 첫 우승은 50번째 대회에서 하고 두 번째 우승은 100번째에 했다. 하늘에서 결정해준 우승 같다.”

임성재(23)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거둔 2번의 우승에 ‘하늘의 결정’이라고 의미 부여를 했다. 첫 승 이후 좀처럼 들지 못했던 우승 트로피를 꼭 100번째 대회 출전 만에 품에 안았기 때문이다. 2019년 PGA 투어 신인왕 출신으로 2020년 3월 혼다 클래식에서 우승한 이후 두 번째 우승까지 여정은 쉽지 않았다.

‘하늘의 결정’이라고 말했지만 오로지 연습하고 또 연습으로 따낸 결과다. 지난달 5일 투어 챔피언십을 마지막으로 PGA 투어 2020-21시즌을 마친 임성재는 다음날 딱 하루만 쉬고 7일부터 다시 연습장으로 출근했다. 지난 시즌 모두 35개 대회에 출전하는 강행군을 펼쳤고 페덱스컵 포인트 20위, PGA 투어 한 시즌 최다 버디(498개) 신기록 작성 등 성공적인 시즌을 보냈지만 휴식 대신 연습을 택했다. 그는 “집에 있으면 시간이 잘 안가는데 연습장에 있으면 눈 깜박할 사이에 5시간이 지나간다”면서 “연습장에 있는 게 마음이 편하고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꾸준한 연습은 그를 배신하지 않았다. 임성재는 11일(한국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서머린TPC(파71)에서 끝난 슈라이너스 칠드런스 오픈에서 4라운드 합계 24언더파 260타를 적어내 20언더파 2위 매슈 울프(미국)를 4타 차로 넉넉하게 따돌렸다. 임성재는 ‘버디왕’답게 마지막날 버디를 9개나 쓸어 담으며 9언더파 62타를 몰아쳤다. 임성재는 시즌 상금 2위(130만 2,788 달러), 페덱스컵 포인트 2위로 올라섰고 세계 랭킹도 29위에서 21위로 끌어올렸다.

임성재(23)가 11일(한국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서머린TPC(파71)에서 끝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슈라이너스 칠드런스 오픈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환하게 웃고 있다. 라스베이거스=AP

임성재(23)가 11일(한국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서머린TPC(파71)에서 끝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슈라이너스 칠드런스 오픈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환하게 웃고 있다. 라스베이거스=AP

이 우승으로 한국 선수들은 PGA 투어에서 통산 20승째를 쌓았다. 2002년 5월 최경주(51)가 컴팩 클래식에서 처음 우승한 이후 2011년 5월 역시 최경주의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이 10승째였고, 이번 임성재가 20승 이정표를 세웠다.

임성재는 1, 2라운드까지 보기 없이 버디만 14개를 몰아치고 공동 선두를 달렸으나 전날 3라운드에서 1타만 줄이고 선두에 3타 뒤진 공동 6위로 밀렸다. 4라운드에서 1, 4, 6번홀에서 버디를 잡고 선두와 3타 차 간격을 지운 임성재는 7번홀 버디로 단독선두에 나선 뒤 9번홀부터 13번홀까지 5홀 연속 버디를 낚는 신들린듯한 플레이를 펼쳤다.

그는 이날 승부처로 10번 홀(파4)을 지목했다. 그때만 해도 매슈 울프와 치열한 선두 경쟁 중이었던 임성재는 “티샷이 페어웨이 벙커로 들어갔는데 오르막에 턱도 높아 쉽지 않았다”며 “그래도 잘 올려서 긴 퍼트(약 7m)로 버디를 잡은 것이 결정적이었다”고 돌아봤다.

“3승은 150번째 대회보다는 빨리 하고 싶다”고 외친 임성재는 15일부터 자신의 메인 후원사 대회인 더CJ컵에서 2연승에 도전한다.

김기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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