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대선 후보 이재명, 대장동 의혹부터 넘어야

입력
2021.10.11 04:30
23면
더불어민주당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에 선출된 이재명 경기지사가 10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SK올림픽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서울 지역 경선 및 3차 국민선거인단 투표에서 최종 후보자 수락 연설을 하고 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에 선출된 이재명 경기지사가 10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SK올림픽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서울 지역 경선 및 3차 국민선거인단 투표에서 최종 후보자 수락 연설을 하고 있다. 뉴스1

3차 슈퍼위크서 의외 패배로 턱걸이 과반
비주류의 대권 도전… 중도층 포섭 과제도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0일 20대 대통령선거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선출됐다. 그는 이날 서울 경선과 3차 국민·일반당원 선거인단 투표에서 각각 4만5,737표(51.45%), 7만4,441표(28.3%)를 획득, 누적 득표율 50.295%로 최종 후보로 확정됐다. 이로써 선반공 출신의 국회의원 경험 없는 비주류 정치인의 대권 도전이 시작됐다. 이 후보는 대선 후보 수락 연설에서 “토건세력과 정치세력의 부패를 뿌리 뽑겠다. 당선 즉시 강력한 부동산 대개혁으로 부동산 불로소득 공화국이라는 오명을 없애겠다”고 강조했다. 그의 진단처럼 대장동 의혹을 넘어서는 것이 당면한 과제라 하겠다.

이 후보는 결선 투표 없이 후보로 선출되기는 했으나 대장동 의혹의 여파가 클 수 있음을 드러냈다. 마지막 일반당원·국민 선거인단 투표에선 고작 득표율 28.3%를 얻어 이낙연 경선 후보 득표율(62.8%)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대장동 의혹에 대한 이 후보의 책임을 무겁게 보는 시각이 확인된 셈이다. 이런 표심은 본선에서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야당의 공세도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유권자의 정치적 분열이 심각한 상황에서 중도층을 얼마나 설득해 내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이 후보는 대장동과 관련한 국민적 의구심을 해소하는 것부터 본선 장벽을 넘어야 하겠다. 그는 경선 중 “살폈지만 부족했다”며 감독권자로서 책임과 유감을 표했으나 대장동 의혹은 갈수록 단순치 않은 비리 복마전임이 드러나고 있다. 관료와 정치인, 법조인이 얽혀 민간에 수익을 몰아준 과정에 이 후보가 연루된 것이 아닌지, 또는 전혀 몰랐는지 의심이 커지고 있다. 이 후보는 국민의힘 탓으로만 돌릴 것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어디까지 파악했고 책임이 있는지, 또 제도적 개선책은 무엇인지 등을 밝혀야 한다.

이 후보는 경제 성장을 위해 진보·보수의 정책을 따지지 않고 과감히 채택하며, 사회 전 분야의 적폐를 일소해 공정한 나라를 만들고, 기본소득·기본주택·기본금융 등 국민 기본권을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다양한 요구를 모두 해결하려는 딜레마가 엿보인다. 선명한 개혁을 요구하는 기존 지지층에게 소구해서는 정권교체론이 강한 이번 대선을 넘기 쉽지 않을 것이다. 중도층까지 포괄하는 태도를 보이는 것이 또 다른 과제다.

검경이 대선의 열쇠를 쥐었다고 할 수 있다. 대장동 의혹을 수사 중인 수사기관은 조속히 진상을 규명하고 이 후보의 관련성 여부를 밝혀야 한다. 수사가 지연되거나 부실해 막판 선거를 뒤흔드는 변수가 되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다. 민의를 반영하는 정상적인 선거가 되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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