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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TK가 정권교체 원한다면, '이재명 적수'인 나를 택해야"[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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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전 의원은 ‘검증된 정치 우량주’다. 경제학 박사로,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을 거쳐 2000년 정치에 입문한 그는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와 박근혜 전 대통령이 아낀 보수의 대표 ‘정책통’이다. 4선 국회의원을 지내며 강단 있는 리더십도 보여줬다.
그런 유 전 의원이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에서 '2강'에 들지 못하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한 이후 얻은 ‘배신’ 프레임 탓이 크다. 대구 출신에, 선친에 이어 대구에서 2대째 국회의원을 지냈는데도 대구ㆍ경북(TK)의 지지도 아직이다.
유 전 의원은 6일 서울 여의도 대선캠프에서 한국일보와 인터뷰하며 이 같은 상황을 가리거나 포장하지 않았다. 그는 냉철했다. “최종 경선까지 남은 한 달 동안 TK의 분위기를 바꿀 수 있다면 대선후보가 될 거고, 아니면 힘들 거다."
유 전 의원은 정치적 이익에 영합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그는 박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한 것을 '배신'이 아닌 '소신'이라고 했다. “헌법재판소가 탄핵 결정문에 ‘국민의 신임을 배반했다’고 인용했다. 국민의 신임을 배반했다면, 그게 배신이 아닌가.”
TK 민심을 얻기 위한 유 전 의원의 전략은 정공법이었다. "박근혜 정부를 망친 세력들과 더 강하게 싸워 탄핵을 막았어야 했는데, 못 한 것이 후회된다”고 했다. “'TK 유권자들에게 무릎을 꿇고 사과하라고도 하는데, 그렇게 할 거면 정치를 할 이유가 없다”고도 했다.
유 전 의원은 TK가 본인을 지지해야 할 이유가 확실하다고 했다. "정권 교체를 달성할 가장 경쟁력 있는 보수 대선주자가 나다. 대선 본선에서 이재명 경기지사와 공약으로 가장 잘 싸울 수 있는 것도, 도덕성과 품격이 가장 흠 없는 것도 나"라면서다. 다음은 일문일답.
-'검증된 우량주'로 불리는데, 기대만큼 지지율이 오르지 않는다.
“TK 민심이 가장 큰 이유다. 그래서 TV 토론회가 없는 날엔 거의 대구를 찾는다. 당원과 어르신들을 뵙고 지난 일은 내 진심이자 소신이었다고 말씀드리고 오해도 풀어 드린다. 사실 시원하게 풀릴 문제는 아니다. 그럼에도 나는 (박 전 대통령과 TK를) 배신한 게 아니라고 말하겠다. 박 전 대통령이 탄핵당하지 않도록, 주변에서 완장 차고 호가호위하던 세력과 왜 더 강하게 싸우지 못했을까 하는 것을 후회할 뿐이다.”
-TK 민심을 돌려세울 논리는 뭔가.
“'정권 교체를 원하신다면, 우리 당 다른 후보로 과연 이재명 지사를 이길 수 있다고 보시느냐'고 설득한다. '지나간 일로 서로 총을 겨눠선 정권 교체를 할 수 없다'고도 호소한다. 나름의 정공법이다."
-경선이 한 달 남았는데, 반전이 가능하다고 보나.
“최선을 다하고 있다. 당원 표심이 바뀐다면 희망이 보일 것이다.”
-윤석열, 홍준표가 아닌 유승민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돼야 하는 이유는.
“이재명 지사와 붙으려면 무엇보다 정책공약 대결에서 밀리면 안 된다. 이 지사의 '기본소득'과 나의 '공정소득', 이 지사의 '기본주택 정책'과 나의 '민간 위주 공급 정책'은 극과 극이어서 맞붙는 데 유리하다. 이 지사의 악성 포퓰리즘 정책을 무너뜨릴 수 있는 건 내 정책이다. 또한 윤 전 총장이나 홍 의원에 비해 내가 도덕성 면에서 굉장히 깨끗하고 당당하다. 그리고 일관성 있는 정치를 해왔다.”
-두 사람을 평가하자면.
“윤 전 총장은 정책이 뭔지부터 잘 모르겠다. 준비가 안 된 사람이다. 첫 TV 토론회 때 ‘언제부터 대통령이 될 생각을 했냐’고 물었더니, ‘올해 3월 검찰총장 그만둘 때까진 전혀 생각이 없었다’더라. 대통령 자리가 애들이 장난할 대상인가. 손바닥에 ‘왕(王)’ 자를 적고 나온 것부터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된다.
정치는 신뢰와 일관성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홍 의원은 말 바꾸기가 심하다."
-2017년 대선에선 젊은 남성들의 뜨거운 지지를 받았는데, 홍 의원에게 빼앗긴 것 아닌가.
“20대 남성들이 집단적으로 누군가를 지지하는 성향이 있다. 홍 의원이 이미지 변신을 한 게 사실이고, 그의 ‘마초스러움'이 재밌게 받아들여졌을 수 있다고 본다."
-경기 성남 대장동 특혜 개발 의혹, 어떻게 보나.
“'이재명 게이트'다. 이 지사는 당시 성남시장이었고, 자신이 설계자라고 했다. 인허가 과정에서 직접 결재도 여러 번 했을 것이다. '법조 게이트'이기도 하다. 검사 출신들이 많이 개입돼 있다. 문재인 정부가 사법개혁을 하겠다고 한다면, 이런 것을 개혁해야 한다.”
-대통령이 된다면 가장 먼저 시행할 정책은.
“부동산 정책이다. 부동산 정책은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긴 시간이 필요해서다. 5년간 펼칠 부동산 정책을 임기 초에 확정하고 실천하겠다. 홍 의원의 ‘반의반값 아파트’나 윤 전 총장의 ‘원가 아파트’ 같은 로또식 정책이 아니라, 집값을 잡는 정책이어야 한다. 민간개발 방식으로 수도권부터 공급하는 방향을 잡겠다.”
-코로나19 피해 자영업자를 위한 손실 보상을 약속했는데, 재정 문제는 어떻게 할 건가.
“쉽진 않다. 그렇다고 해서 전 국민에게 지원금을 주는 식의 해법은 매표 행위다. 정부의 코로나19 예산 전액을 빈곤층과 정말 사정이 어려운 자영업자ㆍ소상공인들에게 집중 지원하겠다. 예산이 모자라도 꼭 필요한 데는 돈을 쓰겠다는 것이다.”
-‘여성가족부 폐지' 등 정책이 20대 남성 표심을 얻기 위한 꼼수라는 비판을 샀다.
“4년 전 대선 때부터 주장했다. 보건복지부와 고용노동부, 법무부, 교육부에서 자투리 일을 줘서 탄생한 게 여가부다. 진정한 평등을 이루고 성차별과 성별 특혜를 없애자는 게 저의 주장이다. 여가부 폐지는 정부 개편 구상의 일단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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