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윤석열로 정권교체 못한다'는 TK, 내게 오고 있다"[인터뷰]

입력
2021.09.27 04:30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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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대선주자 인터뷰]
"호남과 특수관계... 확장성, 내가 최고
이준석과 케미도 내가 제일 좋다
여성들에 반감 산 것 사실... 오해 풀 것
대장동 연루 확인시 이재명 감옥 가야"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인 홍준표 의원이 24일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대선 캠프 사무실에서 한국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배우한 기자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인 홍준표 의원이 24일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대선 캠프 사무실에서 한국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배우한 기자

홍준표 의원은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 가운데 가장 ‘핫'한 인물이다. 2030세대 남성들의 열성적 지지를 업고 최근 가파른 상승세를 탔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나란히 '빅2' 입지를 굳힌 데 이어, 윤 전 검찰총장과의 격차도 어느새 바짝 좁혔다.

1996년 정치를 시작, 5선 국회의원·대선주자에 오르는 동안 홍 의원은 내내 공격적인 승부사였다. 그는 윤 전 총장과의 승부를 뒤집는 데도 자신감을 보였다. 24일 서울 여의도 대선캠프에서 한국일보와 인터뷰하면서 홍 의원은 자신의 저력을 '확장성'이라 꼽았다. "스윙보터 유권자는 물론이고, 진보진영과 호남지역 유권자 사이에서도 국민의힘 대선주자 중 제가 많은 지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보수진영과 대구ㆍ경북(TK) 표심이 윤 전 총장에 쏠려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현실. 홍 의원은 "대선 레이스 초반엔 윤 전 총장이 정권을 탈환할 대안 카드라고 생각해 보수층 지지가 몰렸던 것”이라며 “대안이 되기엔 윤 전 총장 흠이 많다는 것이 드러난 만큼, 표심이 내게 올 수밖에 없다”고 자신했다. 윤 전 총장을 향해 "대선 공약을 보니, 정치인으론 준비가 덜 돼 있다"고 꼬집기도 했다.

홍 의원은 공격수 본능을 숨기지 않았다. 자신의 최근 상승세가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의 '역선택'이라는 해석에 대해 “역선택이란 건 상대 진영에서 제일 약한 사람을 밀어주는 것인데, 내가 약해 보이느냐”고 반박했다.

홍 의원은 과거 성차별 발언으로 여성 유권자들에게 호감을 사지 못하는 데 대해 “지난 대선 때 강성 우파들이라도 모아 당을 재건해야 되겠다는 생각으로 좌충우돌하며 내뱉은 말들이 반감을 샀다”며 “오해를 풀겠다”고 했다.

민주당 대선주자들에 대해서도 냉정한 평가를 내놨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포퓰리스트"라 불렀고, 이낙연 전 대표를 놓고는 “문재인 정부 실정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는 분"이라고 꼬집었다. ‘대장동 개발사업’의혹과 관련해선 “이 지사가 관여한 사실이 밝혀진다면 대선 예비후보에서 사퇴할 뿐 아니라 감옥에 가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다음은 일문일답.

24일 여의도 대선 캠프 사무실에서 진행된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환하게 웃고 있는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 배우한 기자

24일 여의도 대선 캠프 사무실에서 진행된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환하게 웃고 있는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 배우한 기자

-추석 민심은 어땠나.

“호남 민심의 변화를 봤다. 제가 호남에 특이한 연고가 있어서 호남에선 '국민의힘 대선주자'보다 '정치인 홍준표'로 인식되곤 한다(홍 의원의 부인이 호남 출신이고, 검사 시절 광주에서 근무했다). 내가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되면, 대통령 직선제 도입 이후 처음으로 호남에서 15% 이상 득표하는 보수진영 후보가 될 수 있다."

-대선 본선 경쟁력을 자신하나. 최근 상승세가 '역선택 효과'라는 분석도 있는데.

“이번 대선은 보수와 진보의 양자 대결도 중요하지만, 스윙보터를 어떻게 잡느냐가 가장 중요한 포인트다. 스윙보터, 진보층, 호남에서도 가장 많은 지지를 받는 내가 확장성 면에선 제일 낫다.

당내 경쟁에서 골든크로스(1, 2위 주자의 지지율 역전)를 이미 달성했다. 보수진영에서 내가 윤 전 총장보다 지지율이 높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있는데, 어떻게 역선택이라고 하나. 거짓 프레임이다(한국리서치가 지난 20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국민의힘 대선후보 지지율’에서 홍준표 후보가 30.2%로 윤석열 후보(21.8%)를 오차범위 밖에서 앞섰다).”

-TV 토론회 등에서 만난 윤 전 총장, 어땠나.

“검사로서는 잘했는지 모르겠지만, 정치인으론 준비가 덜 됐다. 윤 전 총장 공약을 보면, 민주당 공약, 유승민과 원희룡 공약을 전부 버무려 놨다. 안보 공약은 아예 ‘문재인 2기 공약’이더라. TV 토론에서 전술핵과 전략핵도 구분을 안 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문재인 정부의 국방을 망친 사람들이 공약을 만들어서 그렇다.”

-민주당 대선주자 중엔 누가 까다로운 상대인가.

“누가 나와도 내가 이긴다. 이재명 지사는 포퓰리스트다. 가족에게 '쌍욕'을 하는 인성을 가진 분을 국민들이 국가지도자로 받아들이실지 의문이다. 이낙연 전 대표는 문재인 정부 초대 총리를 지낸 분이자 문재인 정부 실정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있는 분이다. 국민들이 선택하지 않을 것이다.”

-성남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 파장이 커지고 있다.

“이 지사는 자신과 무관하다고 말하지만, 수사를 하면 다 나올 것이다. 사건은 의외로 간단하다. 회사(화천대유) 소유주가 이익금을 담보로 회사로부터 400억 원을 빼갔는데, 어디로 흘러들어갔는지만 알면 된다. 이재명 후보가 관여한 사실이 밝혀지면, 대선 예비후보에서 사퇴할 뿐 아니라 감옥에 가야 한다.”

-곽상도 의원 아들이 화천대유에서 퇴직금 50억 원을 받아 시끄럽다.

“당은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곽 의원에 대해 조치하고, 각 대선캠프도 관계자 연루 여부를 미리 파악해 후폭풍을 차단해야 한다. 그래야 국민의힘이 이 지사의 거대 부동산 개발 비리의 실체를 밝혀낼 명분이 있다(해당 답변은 26일 추가로 받았다).”

인간 홍준표는? Q&A.

인간 홍준표는? Q&A.

-내년 대선의 시대정신을 뭐라고 보나?

“'나라의 정상화'가 제일 중요한 키워드다. 그다음은 선진국 시대를 여는 원년의 정권이 돼야 한다는 점이다. 문재인 정부는 5년 내내 좌파 이념의 경제에 경도돼 나라 전체를 엉망으로 만들었다. 그걸 바로잡는 것이 차기 대통령의 첫 번째 과제다.”

-왜 '홍준표 대통령'이어야 하나.

“내가 제일 적합한 사람이다. 대통령의 덕목은 첫째가 추진력, 둘째가 통찰력, 셋째가 혜안, 마지막으로 강단과 결기다. 모두 내가 제일 낫다.”

-현 정부를 ‘편 가르기 정부’라 비판했다. 진보진영과 어떻게 통합할 건가.

“내가 보수 우파 정책만 밀어붙일 것이란 생각은 오해다. 국회의원 하면서 낸 정책의 기본 구호는 ‘부자에게 자유를, 서민에게 기회를’이다. 필요하면 좌파 정책도 쓰고 우파 정책도 쓴다. 2005년 원정 출산ㆍ병역 기피 목적의 이중 국적 취득을 막는 국적법 개정안을 관철시켰고, 2009년엔 토지는 임대하고 건물만 분양하는 ‘반값아파트’ 법안을, 2010년엔 재벌의 중소기업 기술 침탈을 막기 위한 징벌적손해배상 법안을 국회에서 통과시켰다. 모두 좌파 법안이라고 불린 것들이다.”

-부동산 문제에 대한 복안은.

“다른 대선주자들은 '몇만 호 건설' 같은 공약을 내지만, 정부 장기 계획에 따라 수급 조절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신도시 개발을 통한 해결엔 반대한다. 도심 초고층 개발, 고밀도 개발을 하겠다. 오세훈 서울시장을 만나 준비해달라고도 이미 말해 뒀다. 서울 강북을 대대적으로 개발하겠다.”

-2030남성 지지율이 유독 높은데.

“2030세대의 답답함을 속이 뻥 뚫리게 만들 정치인으로 내가 선택받은 것이다. 2030과 소통도 열심히 하고 있다. 2030의 국민의힘 지지를 이끌어낸 것은 이준석 대표이고, 그와 ‘케미’가 가장 잘 맞는 당내 주자는 나다."

-TK 등 정통 보수 지지층의 지지율은 상대적 열세인데.

“TK 유권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정권 교체다. 윤 전 총장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보고 TK 표심이 몰렸던 건데, 윤 전 총장의 흠이 너무 많이 나온 이후로 내 쪽으로 움직이고 있다. 속도는 다소 느리긴 하지만, 결국 TK와 부산·울산·경남(PK) 모두 내게 올 수밖에 없다.”

-여성 지지율도 저조하다.

“지난 대선 때 강성 우파들이라도 모아서 당을 재건해야 되겠다는 생각으로 좌충우돌하며 내뱉은 말들이 특히 여성들에게 반감을 샀다. 오해를 풀겠다. 곧 여성 관련한 정책공약을 발표하겠다.”

-페미니즘을 지지하거나 동참하겠다는 명시적인 답을 할 수 있나.

“페미니즘이냐 반페미니즘이냐 하는 시대는 지났다. 휴머니즘을 논하는 것이 맞다. 여성이나 남성이나 대한민국 국민이다. 누구를 우대하거나 차별하는 건 옳지 않다.”



김현빈 기자
손영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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