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준 “곧 자산 매입 축소 시작 가능”...내년 금리 인상 기울어

입력
2021.09.23 06:04
수정
2021.09.23 17:27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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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FOMC 정례회의 후 성명 "테이퍼링 곧 정당화"
제로금리 계속 유지...2022년 금리 인상 전망 많아져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가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정례회의 결과를 발표한 22일 뉴욕 증권거래소 모니터에 제로금리 유지 결과가 떠 있다. 뉴욕=AP 연합뉴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가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정례회의 결과를 발표한 22일 뉴욕 증권거래소 모니터에 제로금리 유지 결과가 떠 있다. 뉴욕=AP 연합뉴스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르면 11월부터 경기부양책을 뒤집기 시작해 내년에는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고 시사했다. 현재의 ‘제로 금리’를 일단 유지하지만 곧 자산 매입 축소(테이퍼링)를 시작할 수 있다고 밝히면서다.

연준은 22일(현지시간)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성명을 내고 “(물가ㆍ고용 목표를 향한) 진전이 예상대로 광범위하게 계속된다면 위원회는 자산매입 속도를 줄이는 것을 곧 정당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한다”고 발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매달 1,200억 달러 규모의 채권을 매입하던 상황이었으나 양적완화 축소인 테이퍼링을 조만간 시작할 수 있다는 의미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회의에서) 내년 중반쯤 마무리되는 점진적인 테이퍼링 과정이 적절할 것 같다는 데 대체로 동의했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5.3% 올랐다. 이는 시장 예상치(5.4%)보다는 약간 낮은 수치이지만 연준 목표치인 2%보다는 두 배 이상 치솟은 결과다. 이에 따라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면서 연준 안팎에서는 테이퍼링 착수 필요성이 계속 제기돼 왔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AFP 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AFP 연합뉴스


연준은 또 기준금리를 현재와 같은 0.00~0.25%로 동결했다. 이 같은 제로 금리는 지난해 3월 이후 같은 수준이다. 하지만 2022년 금리 인상 가능성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연준이 공개한 FOMC 위원들의 향후 금리 전망 지표, ‘점도표’에선 18명의 위원 중 9명이 내년 금리 인상을 예상했다. 이는 지난 6월 FOMC에 비해 2명이 늘어난 결과다.

곧 테이퍼링에 착수할 수 있다는 연준의 이날 성명은 ‘올해 내 시작’이라는 연준의 기존 입장보다는 약간 진전된 것이다. 미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르면 11월 FOMC에서 테이퍼링이 시작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11월 FOMC는 2, 3일 열린다. 다만 연준은 구체적인 테이퍼링 시기와 방법은 밝히지 않아 이날 결과가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미국 전문가들은 예측했다.

뉴욕 증시도 연준 결과와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 그룹 파산 공포 진정으로 반등세를 보였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하루 전보다 338.48포인트(1.0%) 오른 3만4,258.32를 기록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 500(S&P500) 지수는 41.45포인트(0.95%) 올랐고, 나스닥 지수 역시 150.45포인트(1.02%) 상승했다.

워싱턴= 정상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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