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50대 ‘젊은 치매’, 단순 건망증으로 방치하다간 병 키운다

입력
2021.09.18 17:42
[전문의가 쓰는 건강 칼럼] 임재성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교수
진단 초기부터 적절히 치료해야 진행 늦춰

65세 미만에 생기는 '젊은 치매' 환자도 7만 명에 이른다. 게티이미지뱅크

치매는 노인성 질환으로 고령층에서 발병한다고 여기기 쉽다. 그러나 65세 미만, 주로 40~50대에 나타나는 ‘조기 발병 치매(‘젊은 치매’)’도 적지 않다.

중앙치매센터에 따르면, 치매 환자는 73만 명(2017년 기준)으로 추정된다. 65세 미만 조기 발병 치매 환자는 7만 명 정도(9.7%)다.

조기 발병 치매는 가족성 노인성 치매(알츠하이머병), 전두측두 치매, 혈관성 치매 등이 있다. 기타 유전적 이상으로 인한 뇌 내 백질 변성, 크로이츠펠트야콥병 등 희소 질환도 일부 포함돼 있다.

알츠하이머병은 조기 발병 치매의 원인 질환의 3분의 1 정도다. 초로기 알츠하이머병은 고령기 알츠하이머병에 비해 시공간 지각 능력 손상이 더 크다.

가족성 알츠하이머병은 초로기 알츠하이머병의 20%가량이다. 직계 가족 중 치매 병력이 뚜렷하며 부모 중 어느 한 쪽이 상염색체 우성 알츠하이머병 유발 유전자(amyloid precursor protein, presenilin 1, presenilin 2)를 가지고 있으면 자녀에게 유전될 확률이 50% 정도로 보고되고 있다.

가족성 알츠하이머병은 비가족성 알츠하이머병보다 진행 경과가 빠르고 더 어릴 때 발병하며 기억력 저하가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또한 가족성 알츠하이머병 환자는 두통, 근간대 경련, 보행 장애, 경련 등의 증상이 비가족성 알츠하이머병보다 빈번하게 나타난다. 가족성 알츠하이머병은 전체 알츠하이머병의 1% 정도다.

고령기 알츠하이머병은 기억력이 떨어지면서 주의력ㆍ언어ㆍ시공간 능력이 저하되고, 전두엽 행동 장애가 나타난다. 초로기 알츠하이머병은 두정엽ㆍ언어 능력 저하 같은 비전형적인 증상이 22~64%에 불과해 진단이 쉽지 않다.

혈관성 치매는 고혈압ㆍ당뇨병 등 혈관 위험 인자가 적절히 조절되지 못해 생긴 뇌졸중 등으로 발생하는 치매다.

전두측두 치매는 알츠하이머병과 달리 성격 변화가 초기 증상으로 나타난다. 참을성이 줄어들고, 화를 잘 내 주변 사람들과 자주 마찰을 빚고, 대화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등 언행 문제가 생기는 것이 특징이다.

음주도 조기 발병 치매 원인의 10% 정도를 차지한다. 음주 후 흔히 말하는 필름이 끊긴 현상이 자주 반복된다면 치매 위험이 높아진다. 이 밖에 염증ㆍ종양ㆍ대사 질환과 관련된 원인으로도 치매가 생길 수 있다.

다행히 일부 치매 원인 질환은 치료가 가능하므로 적절한 시기에 전문적인 검사를 받을 필요가 있다. 비타민 B12ㆍ엽산 결핍과 갑상선 기능 저하 같은 대사 질환과 정상압 수두증, 우울증으로 인한 인지 저하는 조기 치료가 가능한 대표적인 원인 질환이다.

조기 발병 치매는 일반적으로 노년기에 발병하는 치매보다 진행이 빠르다. 따라서 진단 초기부터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

알츠하이머병은 고령기 치매와 마찬가지로 아세틸콜린 분해 효소 억제제를 사용할 수 있다. 혈관 치매의 경우 연구에 따라 효과에 대한 보고가 다르지만 알츠하이머병과 아세틸콜린 분해 효소 억제제가 효과가 있다는 보고가 있다.

전두측두 치매의 경우 아세틸콜린 분해 효소 억제제 효과에 대한 일관된 연구 결과는 없지만 무의미한 말이나 운동, 행위를 지속하는 행동, 성격 변화, 식이 변화에 대한 1차 선택 약제로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를 사용할 수 있다. 경도 우울 증상, 배회 증상, 반복적인 질문 등은 비약물 치료가 효과를 보이기도 한다.

임재성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교수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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