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독하게 물었고 윤석열, 웃으며 당당하게 답했다

입력
2021.09.10 23:10
국민의힘 대선주자 압박 면접
고발사주 의혹 "엄청난 공작 프레임"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10일 피의자 신분이 됐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이른바 '고발 사주 의혹'을 걸어 그를 전격 입건했다. 내년 3월 대선까지 겨우 6개월 남은 상황에서 대형 악재가 터진 것이다.

윤 전 총장은 이날 당당하려 애썼다. 그는 이날 마침 국민의힘 대선주자 압박 면접을 봤다. 면접관인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고발 사주 의혹을 꼬치꼬치 캐물었지만, "엄청난 공작 프레임"이라고 받아쳤다.

윤 전 총장은 강온 전략을 구사했다. 자신의 잇단 실언에 대해 사과하기보다 떳떳하다는 태도를 보였고, 까다로운 질문엔 웃으며 답했다.

면접관 질문마다 되받아치기

국민의힘은 서울 금천구의 한 스튜디오에서 '대선후보 국민 시그널 공개 2차 면접'을 진행했다. 진 전 교수와 김준일 뉴스톱 대표, 박선영 전 의원이 면접관으로 나섰다. 윤 전 총장과 원희룡 전 제주지사, 박진·하태경 의원, 황교안 전 대표, 안상수 전 의원 등이 참석했다.

관심은 윤 전 총장과 진 전 교수의 창과 방패 대결에 쏠렸다. 진 전 교수는 "지난해 4월 총선 때 손준성 검사와 김웅 의원 간에 고발장이 오간 건 사실이 아니냐"라며 팩트체크부터 했다. 윤 전 총장은 "(두 사람은 사법연수원) 동기이니 전화통화는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피해갔다. 그러면서 "언론에 나온 고발장 내용을 보면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지 않는다. 사주는 기본적으로 센 사람이 약한 사람한테 하는 것인데, 당시 검찰총장었던 제가 100명 넘는 국회의원이 있는 정당(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에 사주를 했겠느냐"라며 반론을 펴기도 했다.

'손 검사가 고발장을 전달한 게 확인되면 사과할 의사가 있냐'는 물음에 윤 전 총장은 "손 검사가 아니라 대검의 어떤 직원이라도 (고발사주 연루 사실이) 명확하게 확인되면 국민 앞에 사과할 수 있다"고 했다. '본인이 관여 증거가 나오면 대선 출마를 접을 것인지'에 대해선 "가정을 하고 물어보는 건 맞지 않다"고 즉답하지 않았다.

말 실수 논란엔 '당당 모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10일 서울 금천구의 한 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선주자 '국민 시그널 면접'에 참석해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 전 총장은 8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하면서 이번 의혹을 처음 보도한 뉴스버스를 "신뢰성 없는 마이너 매체"로 폄하했다. 부적절한 언론관이 드러났다는 비판이 거셌지만, 끝내 사과하지 않았다. 그는 "(정치 공작이) 1단계 인터넷 매체, 2단계 메이저 언론, 3단계 정치인이 출연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규모가 작은 인터넷 매체를 정치공작에 동원하지 말라는 취지였다"고 했다. 그러나 '언론사의 규모·위상과 권력 감시·비판 보도를 할 자격이 무슨 상관이냐'는 지점에 대해선 끝내 해명하지 않았다.

윤 전 총장은 7월 "노동자가 원하면 주 120시간도 일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 등의 발언도 거듭 논박했다. "언론 인터뷰에서 안 해도 될 얘기를 많이 했다"면서도 "스타트업 기업인, 화이트칼라 전문직, 벤처기업인 등의 얘기였지, 일반화한 얘기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윤 전 총장은 '여유로움'을 강조하려 애썼다. 면접관들의 집요한 질문에 자주 웃어 보였고, 면접이 끝난 뒤엔 "22분의 면접 시간이 너무 짧은 것 같다, 시간이 빨리 흘러갔다"고 면접관들에게 인사했다. 사회자인 신율 교수가 "오늘은 도리도리 안 하시네요"라고 말하자, 크게 웃었다.

윤 전 총장은 면접 전에 자신이 공수처의 수사 대상에 오른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한다. 엄청난 '표정 관리'를 한 셈이다.



김지현 기자
박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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