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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에 돈 벌 궁리" "영악하게 실리 추구" 전자발찌 살인범의 진면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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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훼손 전후로 여성 2명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강모(56)씨의 출소 전후 행적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강씨의 사회 적응을 지원했던 이들에 따르면, 그는 수감 기간 중 적극적으로 신앙 생활을 했고 주변의 탄원에 힘입어 교도소를 벗어날 수 있었다. 출소 직후엔 새로운 사업 계획에 고무된 모습도 보였다. 복지기관을 드나들면서 지원을 요청하거나 화장품을 팔면서 생계를 꾸렸던 강씨는 그러나 출소 석 달 만에 교화의 울타리를 벗어나 흉악 범죄를 저질렀다.
1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강씨는 강도상해와 특수강도강간 등 혐의로 15년형을 받고 청주교도소에서 복역하던 중, 교정위원으로 자신을 지원하던 목사 A씨의 소개로 심리치료 강사 오모씨를 만났다. 강씨는 오씨의 강의를 듣고 나서 "자존감 회복이 얼마나 소중한 자산인지 정확히 알았다" "기독교인으로서 그리스도의 향기를 뿜으며 살아가겠다"는 내용의 편지를 보냈다. 오씨는 A 목사의 부탁으로 강씨의 가출소를 요구하는 탄원서를 교정당국에 보내기도 했다.
오씨에 따르면 강씨는 올해 5월 6일 가출소 직후까지 자신과 10여 차례 통화하며 삶의 의지를 드러냈다고 한다. 오씨는 "강씨의 손편지를 심리치료 코칭 관련 저서에 실은 일을 계기로 여러 차례 통화했다"면서 "출소 직후엔 '지인들과의 플랫폼 비즈니스가 준비됐다'며 매우 상기된 상태였다"고 말했다. 다만 구체적인 사업 내용이나 준비 정도에 대해선 듣지 못했다고 한다.
오씨는 "(강씨가) 수감 생활을 오래하다 보니 정상적으로 돈을 벌 생각보단 한번에 돈을 많이 벌고 싶어했고, 항상 그 점이 염려됐다"고 말했다. 전과 14범인 강씨는 10대였던 1982년 징역형을 받은 것을 시작으로 27년간 교도소에 갇혀 있었다. 인생의 절반가량을 사회와 격리돼 보낸 것이다. 오씨는 또 강씨가 과시욕이 있었으며, 강도 전과 역시 지인들의 술값을 대신 내준 일에서 비롯했다고 전했다.
강씨가 가출소됐다가 다시 긴급체포(8월29일)되기까지 사회에 머문 기간은 116일이었다. 오씨는 "강씨가 현실적인 준비 없이 사회에 나왔던 터라, 출소 후에도 일대일 보호 관찰이나 정기적인 심리치료가 필요했을 것 같다"는 의견도 밝혔다.
강씨는 가출소 이튿날부터 서울 송파구 주민센터를 찾아 지원금을 요구했다. 주민센터 직원들은 강씨가 긴급복지 지원을 받고도 액수가 부족하다며 반복적으로 방문했다고 전했다. 하도 자주 찾아오니 나중엔 강씨를 친동생처럼 챙겨주려는 직원도 있었다고 한다. 한 직원은 "강씨가 영악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강씨가 복지 지원 제도에 대해 아주 잘 알았다"면서 "당장 먹을 것이 없다며 억지를 부리다가도 실익이 없다 싶으면 곧 잠잠해졌다"고 돌아봤다.
강씨는 5월 말부터 A 목사의 주선으로 화장품 방문판매를 시작했다. A 목사는 "출소했으니 사람들을 만나면서 사회에 정착하라는 뜻에서 내가 화장품을 대량으로 사다가 강씨에게 팔라고 나눠줬다"며 "판매 수익은 내 통장으로 입금하게 하고 일부를 강씨에게 떼어줬다"고 말했다. 강씨의 판매 실적은 썩 좋지 않았다고 한다. A 목사는 "강씨가 팔았던 화장품은 여성용이 아니라 바디로션, 샴푸, 염색약 등 남녀공용 제품"이라며 성범죄 전력이 있는 강씨가 여성들을 만나도록 조장했다는 비난에 억울해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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