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의 복서' 무함마드 알리의 손자, 프로 데뷔전 1라운드 TKO승

입력
2021.08.16 16:23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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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가 물려준 흰색 트렁크 입고 승리
"이제 할아버지의 유산을 이어가겠다" 소감

무함마드 알리의 외손자 니코 알리 월시(오른쪽)가 14일(현지시간)오클라호마 카투사 하드록 호텔 카지노에서 열린 미들급 경기에서 조던 웍스에게 펀치를 날리고 있다. AP 연합뉴스

무함마드 알리의 외손자 니코 알리 월시(오른쪽)가 14일(현지시간)오클라호마 카투사 하드록 호텔 카지노에서 열린 미들급 경기에서 조던 웍스에게 펀치를 날리고 있다. AP 연합뉴스

역사상 가장 위대한 복서 무함마드 알리의 손자가 프로 데뷔전을 1라운드 TKO 승리로 장식하며 핏줄의 힘을 증명했다. 니코 알리 월시(21)는 14일(현지시간) 밤 미국 오클라호마주 카투사 하드록 호텔 카지노에서 열린 프로복싱 미들급 경기에서 조던 웍스를 제압했다.

할아버지가 물려준 흰색 트렁크를 입고 등장한 알리 월시는 경기 시작 70초만에 묵직한 오른손 훅으로 윅스를 다운 시켰다. 이후에도 알리 월시는 매서운 펀치를 쏟아부었고 윅스는 쓰러질 듯 계속 비틀거렸다. 결국 주심은 시합 중단을 시키고 알리의 승리를 선언했다. 알리 월시의 승리가 확정되자 관중들은 "알리"를 연호했다.

알리 월시는 알리의 딸 라쉐다의 아들이자 2005년 세계여자복싱협회(WIBA) 슈퍼미들급 챔피언 라일라의 조카다. 알리 월시가 처음부터 복싱을 했던 것은 아니다. 경영학을 공부하던 그가 프로 무대에 데뷔하려 할 때에도 오히려 가족은 걱정했다. 하지만 그에게 복싱을 그만두라고 강요할 순 없었다. 알리 월시는 "나는 무엇을 하든 할아버지의 그림자에서 벗어날 수 없다. 그래서 그것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우리는 해야만 하는 것을 받아들일 때 더 강해진다"고 말했다.

경기에서 승리한 뒤에는 할아버지의 유산을 이어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알리 월시는 "지난 몇 달간 할아버지 생각을 많이 했다. 그가 그립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저를 지지해 준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 더는 할아버지의 트렁크를 입고 링 위에 서지 않겠다. 이제 유산을 이어나가겠다"고 소감을 말했다.

무함마드 알리는 1960∼1970년대 전 세계 스포츠 팬들을 열광시켰던 20세기 최고의 헤비급 세계 챔피언이었다. 특히 인종차별 투쟁에 앞장서며 스포츠를 넘어선 영웅으로 남았다. 그는 32년간 파킨슨병과 싸우다 5년 전 74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최동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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