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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 방문 98회·전화 상담 24회에도 3세 여아 학대사망 못 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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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친구를 만나기 위해 세 살 딸을 사흘간 집에 방치해 숨지게 한 30대 여성이 양육 곤란을 이유로 한 살 된 둘째의 입양을 신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여성은 한 살 때 첫째를 돌보미에게 맡긴 채 한동안 연락이 두절된 적이 있으며, 집에서 둘째 아이를 출산하는 모습마저 첫째에게 보여줬다. 아동보호기관과 지방자치단체는 지난 2년간 해당 가정을 100차례 가까이 방문해 모니터링과 상담을 했지만 학대 사망을 막지 못했다.
1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허종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보건복지부와 인천시 등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살해와 사체유기 혐의로 구속된 A(32)씨는 2018년 6월과 지난해 3월 집에서 첫째와 둘째를 출산했다. 둘째는 출산 직후 양육이 어렵다는 이유로 입양을 신청해 관련 절차가 진행 중이다.
아동보호전문기관(아보전)은 첫째가 엄마의 출산 모습을 본 것이 정서적 학대가 아니냐는 제보를 받고 조사에 착수한 뒤 예방 차원에서 A씨를 사례 관리 대상에 포함시켰다. 2019년 10월 첫째를 돌보미에게 맡긴 뒤 한동안 연락이 두절된 방임 학대 사실이 확인된 게 결정적이었다.
아보전은 지난해 3월부터 사례 관리에 나서 아동 안전 확인을 위한 가정 방문을 11회, 양육과 감정 코칭 등을 위한 가정 방문을 16회 진행했다. 전화 상담도 5차례 실시했다. 아보전은 A씨가 양육 스트레스를 호소함에 따라 첫째를 어린이집에 보내라고 설득했으나, A씨가 거부한 것으로 조사됐다.
미혼모인 A씨는 기초생활보장수급자로 지정된 2019년 4월부터 거주지 행정복지지원센터의 사례 관리도 별도로 받았다. 행정복지지원센터는 서비스 연계와 생활용품·식품·후원금 지원 외에도 가정 방문 71회, 전화 상담을 19회 실시했다.
결과적으로 아보전과 행정복지지원센터가 가정 방문을 총 98회, 전화 상담을 24회 했지만 학대 사망을 막지 못했다. 행정복지지원센터는 지난달에도 A씨의 집을 찾았으나 별다른 이상 징후를 찾지 못했다.
허종식 의원은 "지방자치단체의 아이돌봄서비스, 정신건강복지센터의 심리 상담, 건강가정지원센터의 부모 교육 등 위기아동에 대한 적극적 개입과 지원이 필요했다"며 "아보전이 사례 관리 중인 학대 피해 아동과 가정 상황에 대해 지자체와 즉각 공유하고 지자체는 지원을 연계하는 등 고위험 가정의 상시 모니터링이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달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공공전세임대주택인 인천 남동구 빌라에 첫째를 혼자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지난달 21일쯤 남자친구를 만나러 집을 나갔다가 사흘 뒤인 24일 귀가해 첫째가 숨진 사실을 파악했다.
A씨는 이후 남자친구 집에서 숨어 지내다가 2주 뒤인 이달 8일 귀가해 뒤늦게 119에 신고했다. 그는 경찰에서 "무서워서 딸 시신 위에 이불을 덮어두고 나왔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아동학대치사 등의 혐의로 A씨를 구속했다가 이후 죄명을 아동학대살해로 변경하고 사체유기 혐의를 추가해 검찰에 송치했다. A씨는 현재 남자친구의 아이를 임신 중인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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