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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2분기 적자 7600억...전기요금 동결에 발목

입력
2021.08.13 17:26
수정
2021.08.13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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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 확대에?
한전 비용 부담 커져
3분기도 전기요금 동결로 적자 전망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9일 세종 금남면 한국전력공사 세종변전소 전력구를 살펴보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9일 세종 금남면 한국전력공사 세종변전소 전력구를 살펴보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한국전력공사가 올해 2분기 7,600억 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2019년 4분기 적자를 마지막으로 흑자 행진을 이어오다 6개 분기 만에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올해 초 연료비연동제 도입 이후 고유가에 따른 연료비 상승분을 전기요금에 반영해야 했지만 정부가 이를 동결하면서 실적이 악화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전은 연결기준 올해 2분기 영업손실이 7,648억 원으로 전년 동기(영업이익 3,898억 원)와 비교해 적자전환했다고 13일 공시했다. 2분기 매출은 13조5,189억 원으로 3.4% 늘었다. 이로써 올해 상반기 전체 매출은 28조5,942억 원, 영업손실은 1,932억 원이 됐다. 당기순손실은 5,554억 원이다.

한전의 실적이 악화한 건 상반기 전력판매량이 제조업 평균가동률 증가 등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 늘어난 반면, 고유가로 인한 연료비 상승분을 전기요금에 반영하지 못해 전기판매수익은 1.0% 증가하는 데 그쳤기 때문이다. 앞서 한전은 지난 1월 전기 생산에 들어간 연료비를 3개월 단위로 전기요금에 반영하는 연료비연동제를 도입했다. 2분기 전기요금은 유가 상승세를 반영해 올랐어야 하지만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는 국민의 생활 안정을 이유로 요금을 동결했다.

정부가 탄소중립을 위해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 확대에 속도를 내면서 관련 비용을 한전이 떠안은 영향도 컸다. 올해 상반기 한전 자회사들의 연료비와 한전이 민간 발전사로부터 사들인 전력구입비는 전년 동기 대비 1조2,868억 원(8.1%) 증가했다. 온실가스 저감을 위한 석탄발전 상한제약 시행과 전력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연료비가 비싼 액화천연가스(LNG) 발전량을 늘린 탓이다. 지난 4월 신재생에너지 의무이행(RPS) 비율이 7%에서 9%로 상향된 영향도 컸다. RPS는 발전공기업 등 의무 공급사들을 대상으로 전체 발전량의 일정 비율을 신재생에너지로 공급하도록 하는 제도다.

정부가 3분기 전기요금도 동결하면서 한전의 3분기 실적 역시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4분기에는 전기요금이 인상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한전은 다음 달에 4분기 전기요금 변동안을 작성해 정부에 제출, 최종 인가를 받아 인상 여부를 발표한다. 업계 관계자는 “한전의 적자 행진을 정부가 두고만 볼 순 없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물가 상승세가 지속되고 내년 3월 대선 등을 고려할 때 정부의 전기료 인상을 속단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김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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