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시대 기업가의 조건

입력
2021.08.10 20:00

편집자주

바야흐로 ESG의 시대다. 기업, 증시, 정부, 미디어 등 모든 곳에서 ESG를 얘기한다. 대세로 자리잡은 'ESG의 경영학'을 하나씩 배워본다.


ⓒ게티이미지뱅크


지금까지 경험했던 것과 전혀 다른 수준의 다양한 위기 요소들이 한꺼번에 몰려오고 있다. 코로나19, 기상이변, 전 지구적 탈탄소 정책 강화, 글로벌 차원의 급격한 통화 팽창과 이로 인한 인플레이션 우려 등 하나만 발생해도 메가톤급일 수 있는 요소들이 한꺼번에 다가오고 있다. 이에 기업인들의 불안감은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일반적으로 위기 상황이라고 판단되면 기업에서는 긴축예산을 편성하고 새로운 사업 전개에 소극적으로 임하면서 생존 위주의 전략을 구상하는 경우가 많다. 지금까지의 경험에 미루어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전략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과거와 전혀 다른 지금과 같은 형태의 위기에도 같은 방식의 전략이 유효할까? 그렇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문제가 달라졌기 때문에 해법도 달라져야 할 가능성이 크다.

이 시점에서 기업가 정신에 대해 생각해 본다. 기업가 정신에 대한 다양한 정의가 있지만 ‘위기 상황에서 기회 요소를 적극적으로 탐색하고 혁신을 통해 성장을 추구한다’는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대부분의 국가와 기업, 심지어 개인 차원에서도 불안감이 커지는 이때에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열풍이 불고 있다는 점을 곰곰이 생각해보면 이 시대에 필요한 기업가 정신의 핵심가치를 ESG 속에서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기업가 정신과 ESG경영은 어떤 관계일까? 과거 사례를 볼 때 성공한 기업은 명확하게 보이는 경제적 가치는 물론 눈에 보이지 않는 사회적 가치도 함께 창출해왔다. 에디슨이 전기회사를 설립하고 전기를 공급한 것은 에디슨의 회사에도 큰 발전이 있었지만 소비자들의 일상 생활 편의 향상, 경제활동 시간의 확대, 부가적인 일자리 창출 등 엄청난 크기의 사회적 가치도 창출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러고 보면 기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기본적 욕구 충족 뿐 아니라 추가적인 사회적 가치를 제공할 때 기업의 큰 성장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구글의 성장과정도 그러했고 우리나라의 네이버, 카카오 등의 성장과정도 공히 제품과 서비스 속에 큰 사회적 가치가 함께 있었기 때문에 소비자의 선택을 광범위하게 받았다고 할 수 있다.

지금 이 시대에 ESG 경영이 크게 부상하고 있는 기저에는 소비자의 판단기준 변화가 있다. 소비자가 느끼는 환경에 대한 불안감으로 인해 급진적 환경정책들이 속속 채택되고 있고 이 정책들은 기업에 큰 위기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상황을 주어진 상황으로 받아들이고 환경 관련 분야에서 사업 기회를 추구하는 기업에는 분명히 기회 요소가 되기도 한다. 즉, 환경문제에 천착하여 좋은 해법을 개발해 내는 기업이 나타난다면 그 기업은 분명히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함께 창출한 기업가 정신의 모범 사례로 언급될 것이다. 변화의 결과를 따라가는 것보다 변화의 방향성을 예측하고 변화를 선도해 나가는 것이 더 유효한 전략일 수 있다.

소비자의 가치관 변화 측면은 어떨까? MZ세대를 필두로 다양성과 공감, 공정과 정의에 대한 소비자 상식은 바뀌고 있다.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과거 가치관에 바탕을 둔 행동을 한 기업들이 강한 사회적 비판의 대상이 되거나, 심지어는 경영권까지 위태롭게 되었던 사례들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시장의 요구에 충실히 순응하면서 새로운 기업가 정신을 기반으로 건강한 성장을 추구하려는 기업이라면 ESG의 제반 요소들이 강조되는 근본적 이유를 생각하면서 기업의 체질을 변화시켜 나가는 것이 꼭 필요한 시점이다.

이형희 SK SUPEX추구협의회 SV위원장·사장
대체텍스트
이형희SK SUPEX추구협의회 SV위원장·사장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

당신이 관심 있을만한 이슈

댓글 1,324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